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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김연주가 시사평론가?

기사승인 2023.02.03  14: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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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그녀가 스스로 사용하는 건지 아니면 언론에서 붙여 준 건지 모르겠지만 내겐 아주 생경하게 들린다. 그녀에 대한 기억으로는 모 방송국 MC가 전부이다. 아니 그것을 기반으로 국힘당 부대변인가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그가 언제부턴가 시사평론가란 직함을 달고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주로 야당 인사의 발언을 저격할 때 슬그머니 나타나는데 시사평론가라기보다 국힘당의 방패수 나아가 극우 진영의 대변인 수준의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평론의 '평(評)' 자는 '평평할 평' 자이다. 말을 고르게 하는 것,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영 논리를 우려하는 그녀처럼 한쪽에 갇혀 말해서는 안 된다. 사회 나아가 국민 전체에게 유익이 될 만한 말을 하라는 것이다.

기득권층을 위하면서 국민 전체를 위하는 척해서는 안 된다. 정의로운 어휘를 구사하지만 불의한 정권의 포장지 역할을 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김연주는 국힘당 전 부대변인 아니면 전 MC 정도의 직함을 사용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

시사평론가로 언론에 이름을 팔기 위해서는 그 영역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어야 한다. 평론집을 냈다거나 평론을 꾸준히 발표해서 누가 듣든 거슬리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토대 위에서 방송 시사 프로에 패널로 참석도 하고....

김연주를 시사평론가로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국민의 눈과 귀를 흐리게 만드는 것은 죄다. 권력의 이름으로 왜곡하는 것은 더 큰 죄다. 윤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사건, 청담동 심야 술자리 사건 또 이번에 터진 역술인 천공의 한남동 관저 사전 답사에 이르기까지 국민을 집단 혼란에 빠뜨린 것에 대해 정권은 명확하게 답해야 한다.

당사자들은 부인으로 일관하지만 이건 오랫동안 봐 온 정치적 언사에 지나지 않는다. 청담동 술자리도 조중동과 종편들은 허위로 낙인찍었다지만 아직도 사실로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21세기 대명천지에 구시대의 폐습이 횡행하고 있다.

청담동 술자리 건만 해도 그렇다. 당사자 중 한 사람인 한동훈이 당일 일정을 밝히고 핸드폰을 '까서' 증명하면 말끔하게 처리될 문제이다. 그것을 못하고 있다. 사건을 다룬 방송을 법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다.

천공은 지난 대선 때부터 윤석열의 멘토로 알려진 사람이다. 역술인을 멘토로 삼고 있다는 자체가 뜨악한 일이지만, 대통령 부인 김건희도 이 역술인에게 강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이전과 관저 물색에도 천공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풍문이 자자했다.

그러던 차에 국방부 대변인 출신인 한 인사가 천공이 김용현 경호처장(전 청와대 이전 TF 팀장) 또 윤핵관 의원 한 사람과 한남동 관저 사전 답사를 했다는 사실을 밝혀 시끄럽다. 현 정권의 행태로 볼 때 이것도 질질 오래 끌고 갈 것 같다.

하지만 그럴 것 없다. 적시된 당일 천공과 김용현의 핸드폰 위치 추적 기록을 까면 깨끗하게 해결될 일이다. 대통령실과 대통령경호처 및 육군본부는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단언컨대 당사자들이 강력하게 부인하면 할수록 핸드폰은 더더욱 까지 못할 것이다.

국힘당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 결승에 올랐을 때의 김연주(사진=포토뉴스)

김연주 얘기로 돌아오자.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김연주가 언제부터 시사평론가였지?"라는 말을 듣고 나서다. 나도 비슷한 의구심을 갖고 있었는데, 나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리 직함을 갖다 붙이는 때라곤 하지만.

오늘 또 한 언론에 나와 시사평론가란 이름으로 지청구를 떨었다. 대통령 부인이 국힘당 여성 의원들을 불러 식사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뒤이어 국무위원 부인들을 관저로 초청 만찬을 한 모양이다. 김연주의 말마따나 밥 먹은 것 가지고 말을 만들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좀 달리 봐야 하지 않을까. '시사평론가' 김연주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상사를 갖고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식으로 말했다. '식사하셨습니까?', '언제 밥 한 번 같이 하시죠.'란 인사말까지 대입하면서 대통령 부인의 식사 의미를 희석시키고 있다.

시사평론가가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 같다. 두 가지만 지적하고 싶다. 대통령 부인의 식사 초대는 필부필부의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연주는 전임 대통령 부인까지 소환하며 대통령 부인과의 식사가 문제될 게 없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각계각층 사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앞으로 어떻게 만찬 자리가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국힘당 관련 사람들만의 자리가 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사람은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나갈까. 아닐 것이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허위 이력서 문제로 김건희는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그때 조용히 남편을 뒤에서 내조만 하겠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약속했다. 그의 초청 식사는 이때 국민과 한 약속을 어기는 것이 된다. 그가 하는 초청 만찬은 정치 행위이지 조용한 내조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말, 윤 대통령은 아내 이외에 어떤 사람의 말도 듣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소문만으로도 줄 대기를 원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김연주가 말한 밥 한 끼에 너무 민감해서가 아니다.

시사평론가라면 이 정도 차이는 읽어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잘 나가는 시사평론가도 권력에 구속(拘束)될 때 평론가로서의 생명은 끝이다. 이름만의 얼치기 평론가라고 해도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김연주에게 자중할 것을 권하고 싶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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