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발행인 시평] 국무총리 지명자 김부겸 론(論)

기사승인 2021.04.17  10:04:32

공유
default_news_ad1

-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4.7보선 참패로 당정에 인적 쇄신이 요구되었다. 누군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오늘(4월 16일) 청와대는 국무총리를 비롯해 5개 부처 장관과 참모진 개편을 단행했다. 대체로 예상했던 사람들이 지명된 것 같다.

이번에 입각하는 국무총리와 장관들은 큰 사건 사고가 없다면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전 행안부장관 김부겸의 국무총리 기용설은 정가와 언론에 계속 오르내렸다. 그의 지명으로 현실이 되었다.

그가 살아온 여정, 특히 정치 이력으로 볼 때 국무총리를 맡아도 될 능력을 갖고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이런 것을 잘 알고 있는 문 대통령이 비문임에도 김부겸을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오히려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통령의 김부겸에 대한 신임이 그만큼 두텁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주위에서 김부겸을 보는 공통점이 몇 개 있다. 그 공통점은 그의 자산이기도 한데, 이런 공통점이 그의 인격이 되고 그를 신뢰하게 되는 근간이 됨은 물론이다.

먼저, 김부겸은 정의의 사나이이다. 불의를 그냥 보아넘기지 못한다. 유신독재 말엽 대학에 들어간 그는 학내 집회를 주도하다가 구속되었다. 학내 집회에서 그가 토한 사자후(師子吼)는 오랜 기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었다.

같은 또래의 학생들이 사시 행시 외시 또 개인의 앞날을 도모하며 대학원에 진학할 때, 김부겸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재야 단체 간사로 들어가서 선배들의 심부름을 하는 것으로 자족했다. 묵묵한 일로 인정을 받았다.

정의로운 마음이 없었다면 이런 형극의 길을 걷지 않았을 것이다. 김부겸은 이런 길을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 허기사 스스로 선택한 가시밭길이 오늘날 그를 있게 했으니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 귀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둘째, 김부겸은 소탈한 성격을 달란트로 갖고 있다. 여기서 소탈함은 몇 가지 뜻을 함축하고 있다. 서민적이다,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사람 차별을 하지 않는다, 말에 설득력이 있다... 등등.

그는 자신보다 한 살만 많아도 금세 '형님'이란 호칭이 튀어나온다. 쉽게 공감대를 형성한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되 자신의 생각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결국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만든다. 말에 무게가 있다.

그는 크고 작은 선거를 많이 치른 사람이다. 1988년 한겨레당 후보로 총선 출마를 시작으로 지난 21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정확하게 셈해보지는 않았지만 당선보다 낙선의 횟수가 더 많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굴하지 않았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선거운동 구경하러 갔다가 본격 운동원으로 활동하게 되는 이유도 많은 부분 그의 소탈함에 기인한다. 삶의 두드러짐에 비해 너무 소탈해 동류의식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셋째, 뭐니 뭐니 해도 김부겸은 지역구도 타파의 대명사로 불리는 정치인이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쉬운 길을 걸으려 한다. 수고는 적게 열매는 크게 얻으려는 것이 정치하는 사람들의 보편적 심리이다. 김부겸은 예외이다.

우리나라의 지역성은 국가 발전의 족쇄로 작용해 왔다. 이것을 깨기 위한 시도들이 종종 있어왔다. 노무현이 그랬고 김부겸이 그 일에 온몸으로 부딪혀 온 사람이다. 세 번 당선시켜 준 군포를 포기하고 대구로 내려갔다.

영남 그중 TK를 특히 보수의 심장이라고들 한다. 보수당 공천을 받으면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이런 곳에서 진보의 길을 걸어온 그가 돌다리를 놓는 심정으로 대구로 내려왔다고 했다.

넷째 그는 말과 행동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정치인이다. 말에 신중하고 행동에 주저하지 않는다. 김부겸이 문재인 정부 초대 행안부 장관이었을 때 사건 사고 현장에서 땀에 범벅이 되어 현장 지휘를 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험지에 내려가 불가능하게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한 것(세 번 낙선 뒤 한 번 당선)도 말에 대한 실천의 일단이다. 큰 것부터 사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언행일치는 그에 대한 신뢰의 통로였고 그를 좋아하게 하는 자산이었다.

운동권 출신을 사시적(斜視的)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독선적 성격과 빨갱이라는 주홍 글자가 대표적이다. 김부겸은 학생운동 사회운동에서 잔뼈가 굳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와 대화하다 보면 이런 문제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 제기하는 것을 보았다. 문재인 정권 초대 이낙연, 2대 정세균이 호남 출신 국무총리로 영남 출신 대통령과 맞는 조합인데, 3대 국무총리 김부겸은 영남 출신이어서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 제기는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의 지역성에 기초한 문제 제기인데, 이번 김부겸의 총리 지명은 영남보다 호남에서 더 환영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역구도 타파에 대한 그의 진정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과 관계되는 숨은 이야기 한 토막.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이 불붙었을 때이다. 2017년 초로 기억된다. 정의당이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직후 민주당 당론을 촉구하기 위해 당시 추미애 대표를 면담했다. 그 면담을 주선한 사람이 김부겸 김영호 의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의 임기 마지막 총리로 김부겸을 지명한 것은 위의 내용들이 종합 고려된 결과로 보인다. 그가 국무총리가 되어 대야 협치 그리고 여당과도 호흡을 잘 맞추어 맛나는 정치를 보여주면 좋겠다. 국민에게 기쁨의 선물이 될 것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