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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송언석 의원의 탈당을 보고....

기사승인 2021.04.15  00: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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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오늘(4월 14일) 송언석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지반(地盤)인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폭행 폭언 사건이 있은 지 딱 일주일만이다. 지난 4.7보궐선거 가 있던 날 밤 상황실에 자신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며 실무를 맡고 있는 사무처 당직자를 폭행한 것이다.

이 문제에서 송 의원의 떳떳하지 못한 처신 때문에 국민의힘 당직자들뿐 아니라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그는 폭언 폭행 사실을 부인하며 일종의 해퍼닝이었다고 했다. 폭행을 당한 당사자가 뻔히 있는데 이런 식으로 무마하려는 용기가 대단하다.

국민의힘 사무처노조의 탈당 및 국회의원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이 발표되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문을 전달했다. 오늘 탈당 발표도 떳떳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송 의원의 폭력 행사 건으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회의가 19일 잡혀 있었다.

그 회의의 결정이 있기 전 자진 탈당함으로써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 징계 이력에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잘못을 범했을 때 자진 탈당하는 것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자주 써먹는 그들만의 수법이다. 탈당이 일종의 ‘도피성(逃避性)’이 되는 셈이다.

소나기성 징계를 피하고 보자며 탈당한 뒤 국민의 뇌리에서 잊혀질 만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슬그머니 복당을 한다. 옛 습성을 버리지 못한 상태로... 정치 개혁을 바라고 발전을 원한다면 차제에 탈당하는 국회의원은 지역위원회의 법적 실질적 권한까지 박탈하는 것도 생각해봄직하다.

송언석 의원을 볼 때마다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은 조마조마함이 있었다. 고위 관료에 외국에서 박사까지 딴 사람인데, 길지 않은 정치 역정에서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교만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교병필패(驕兵必敗)라는 말도 있는데 말이다.

4월 14일 송언석 국회의원(김천)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말을 듣는 입장이 되어야 할 때도 말을 하려고만 한다. 자신의 의견과 상이한 것은 쉽게 배척해 버린다. 예스 맨만 좋아한다 등등. 그가 듣기 다소 거북하겠지만 일부 시민들의 소리이다. 이런 사람은 국회의원은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 이상을 바라보기는 어렵다는 게 내 생각이다.

겸손보다는 교만의 사람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가 20대 중반기 보궐선거에 나올 때만 해도 기대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젊은 나이는 아니지만 정치 신인이어서 우선 참신했다. 또 그는 반년만에 면 단위 마을 구석구석까지 방문해서 주민을 만나는 열정이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그는 극우에 가까운 소리를 내어 주위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수구의 영역에 서 있는 듯 보였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갑'으로서 입지를 구축하는 데 만족하는 것 같았다. 이런 흐름 위에서 나온 게 당 사무처 당직자에 대한 폭력 아닐까?

세상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고 있다. 정당 안에서의 관계라고 고정적일 리 없다. 지난 세기까지만 해도 정당 내 폭언 폭력 사태는 집안 문제쯤으로 치부했다. 윗사람이 위력(威力)을 행사해도 당을 위해서 참았고 또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 묻어 넘겼다. 허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윗사람이 아니라 당 대표도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냥 두지 않는다. 그래서 당 대표를 내려놓은 정치인도 있지 않은가. 당보다 인간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변화를 읽는 눈, 사람 차별하지 않는 섬김의 자세, 입신양명(立身揚名)이 아닌 진정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마음... 이것은 송 의원뿐 아니라 모든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일 터. 

이명재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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