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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원 명예졸업장과 중동기독신우회

기사승인 2019.06.04  11: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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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반복되면 타성에 젖기 쉽다. 그런데 그럴수록 새로워지는 게 있다. 신기한 일이다. 하나님이 이끄셔서 그렇다고 믿지만 좀처럼 보기 힘든 현상이다. 보이지 않게 묵묵히 모임을 준비하는 손길들의 역할도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 중동기독신우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회원 216 명에 참석 인원은 그 절반인 100 명을 목표로 삼았는데, 거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그래도 90명이 넘었으니 ‘버금’이라 표현할 수 있겠다. 정말 대단하다.

48회 양제영 목사님부터 101회 오준규 후배에 이르기까지 무려 53년의 세월이 하나로 뭉쳤다. 처음 시작할 때엔 20 여 명의 회원이 오순도순 가족적인 분위기였는데 회원 200 명이 넘으니 3대(할아버지-아버지-나) 대가족처럼 되었다.

2019년 6월 정기모임은 손양원 목사님을 보다 깊이 아는 장(場)으로 마련되었다. 이른바 ‘손양원 특집’ 성격이다. 우리 신우회가 태동한 계기는 2014년 2월 6일 중동고 제107회 졸업식이다. 이 자리에서 손양원 목사님에게 명예졸업장이 수여되었다.

찬양도 기도도 그리고 설교도 또 이어 진행된 중동기독신우회 역사와 비전에 대한 강의도 모두 손양원 목사님에게 맞춰졌다. 박형룡 박사는 손 목사님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역사에 내 놓아도 성자로서 부족함이 없는 분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백강수 회장이 만든 것인데, 우리 신우회에서 어록으로 통하는 말, “중동고가 손양원 목사님에게 명예졸업장을 드렸더니 손 목사님은 기독신우회를 선물로 주셨다.”. 사실이다.

나는 백 회장님이 강의 때 이 말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설교 시간에 일부러 뺐다. 그러나 백 회장님도 깜박했는지 이 유명한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의 정기 모임은 틀이 정해져 있다. 저녁식사와 친교 그리고 예배에 뒤이어 회무처리.

오후 5시 50분에 7층 식당에 도착했는데, 벌써 많은 선후배들이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한가한 날이 결코 아닌데도 이렇게 바지런을 보이는 것은 중동기독신우회에 대한 애정 외의 말로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을 듯하다.

보면 볼수록 더 보고 싶은 사람들, 우리 중동기독신우회가 삶에 활력소가 되고 있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자동차를 직접 몰고 왔는데, 안성을 지날 때 문억 선배님이 전화를 주셨다. 어디쯤이냐고, 선배님은 6시 30분쯤 도착 예정이라고.

101회 오준규 후배는 지금 군 법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신우회 첫 참석을 위해 연가를 내어 왔다고 했다. 어떤 모임이든 신진대사(新陳代謝)가 필요하다. 오준규의 참석으로 100회 대의 후배들이 신우회에 발길을 많이 들여 놓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박정진 집사는 우리 신우회 살림꾼이다. 6월 3일 정기모임도 예배 처를 말끔하게 정리정돈한 것은 부총무인 김용철 장로와 그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정진도 84회로 지천명(知天命)에 다가가 있는데 늘 풋풋한 청년으로 보여서 좋다. 그 비결이 뭔가.

모임 순서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1부 예배

이성환 장로(65회)가 사회를 보았다. 중동고 총동문회장 강석호 의원(67회)이 임원들과 함께 인사하는 시간을 가진 뒤 박정진 집사(84)의 찬양인도로 예배의 막이 올랐다. 묵도(다함께)-신앙고백(사도신경)-찬송(38장)-대표기도(이승환 장로, 58회)-말씀봉독(막 10:45, 황만모 집사, 69회)-특송(오늘을 위한 기도, 이대성 장로, 63회)-설교(섬기러 오신 예수님, 이명재 목사, 70회), 특강(중동기독신우회 역사와 비전, 백강수 회장, 64회)-통성기도(신우회, 섬기는 교회, 가정, 선교사들을 위해)-찬송(620장)-축도(김범수 목사, 53회).

나는 말씀을 전하면서 강단에 세운 이유를 두 가지 들었다. 첫째, 신우회 준비과정 출범 그리고 지금까지 참석하며 애정을 보이고 있다는 점. 둘째 믿음의 선배 손양원 목사님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써서 그분에 대해 평균 이상의 지식을 확보하고 있으리라는 기대감.

손양원 목사님과의 연관성 있는 설교를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떠오르는 생각이 ‘섬김’이었다. 그래서 본문을 막 10:45절로 잡고 예수님이 섬기러 오셨고, 당신의 목숨을 대속물로 주셨듯이 손 목사님도 한센인을 지극정성으로 섬겼고 6.25 전쟁 때 순교의 제물이 되셨다는 것을 연결지어 강조했다.

백강수 회장은 중동기독신우회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잔잔하게 전해주었다. 기분 따라 출입하는 다른 모임과는 달리 우리 신우회는 한 번 가입한 사람은 천국 갈 때까지 함께 해야 할 동지들이기 때문에 신우회에 대해 정확히 알 필요가 있었다. 준비 기간까지 합하면 5년, 정식 출범은 4년 그동안 신우회를 위해 헌신한 보이지 않은 손길과 숨결들이 느껴졌다.

2부 회무처리는 총무 김동진 장로(70회)가 맡아서 진행했다. 백강수 회장의 간단한 인사말에 이어 회계 장인수 안수집사(67회)가 그동안의 신우회 살림살이를 보고했고, 하일구 선교부장(65회)이 선교비 전달에 대해 보고했다. 신입회원 11명이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중동고에 이런 하나님의 모임이 있다는 것 자체를 놀라워했다. 부총무 김용철 장로는 회원수첩 제작에 대해서 보고한 뒤 광고로 회무를 마쳤다.

회원 수첩에 대해 언급할 게 있다. SNS가 일반화된 시대에 인쇄물로 제작된 회원 수첩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보는 분들이 없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이 수첩은 회원들의 연락처뿐 아니라 그동안의 신우회 역사가 녹아 있는 기록물이다.

중동기독신우회 회원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정성을 들여 제작했다. 200 여 명의 회원들이 거의 망라되어 있으니 김용철, 박정진 등 준비한 사람들의 노고가 눈에 보이는 듯하다. 백성욱 안수집사(65회)의 찬조로 수첩 제작이 가능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감사하다.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친교에서 사랑을 발견하고 말씀에서 은혜 받고, 찬양하고 또 기도하며 우리의 믿음을 되돌아볼 때 어느덧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어 있다. 늘 아쉽다. 전체가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또 기수별로도 사진으로 흔적을 남겼다. 모두들 평화로운 얼굴이어서 보기 좋다.

예배당 입구에서 예쁜 신우회 수첩과 이성환 장로가 준비한 선물이 손에 쥐어졌다. 또 최광로 목사(72회)의 저서 『하나님 왜 이렇게 쓰셨어요?』를 아직 받지 못한 회원들에게 한 권씩 전달했다. 회원들의 공력(功力)이 쌓여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분기별 정기 모임을 뜸하게 생각하는 회원들이 있었다. 좀 자주 볼 수는 없을까? 그것은 기수별 신우회 활성화로 대체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중동기독신우회, 손양원 목사님이 주신 선물임이 분명하다. 귀한 모임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벌써 다음 모임이 기다려진다. 9월 첫째 주 월요일이지 아마... .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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