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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색깔론에 더해 거칠어지는 입들

기사승인 2024.03.29  15: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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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신이 아닌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다. 모르면 배워가면서 보완하면 된다. 부족하면 겸손한 자세로 이해를 구하면 된다. 무지하고 모자라는 사람을 완벽하다고 생각할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다른 영역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정치하는 동네만큼 '짬밥(연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도 없다. 정치적 이력에 민감하다. 중앙이냐 지역이냐를 묻고 또 중앙 정치인에게는 선수(選數)를 따진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은 정치 신인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신인들이 지금 국정과 당을 이끌어 가고 있다. 임시방편(臨時方便)으로 이들을 지도자로 뽑고 앉혔지만 부작용이 없을 수 없다.

국힘당이 희망을 잃고 방황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 신인 윤석열을 대선 후보로 만들었다. 그리고 대통령의 자리까지 앉혔다. 하지만 덩치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이 어색했다. 한동훈 위원장도 예외가 아니다.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 지도자들 입장에서도 그렇고 각 당의 위치에서도 그렇다. 나라의 입장에서도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여 있다. 정치 생명이 이번 총선 결과로 끝날 수도 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의 운명이다. 반 세기 전으로 돌아가 강고한 독재 체제를 만들어 주느냐 아니면 상처 받은 민주주의를 수습해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런 엄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국민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의 정치인들 세 치 혀가 먹혀 들어가기 때문일까? 선거가 다가올 수록 윤석열과 한동훈의 입이 험해지고 있다.

험한 말이 그들로서는 일상어일지 모르지만 듣기에 몹시 거북하다. 국민을 무시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파 한 단 875원'(윤석열), '정치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한동훈)...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여기에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색깔 논쟁이 또 고개를 들고 있다. '친북' '종북'의 외피를 쓰고 나오는 이 색깔 공세는 반통일 세력이 전가의 보도처럼 쓰는 단어이다. 냉전이 사라진지 오래인데도 말이다.

22대 총선에서 국힘당은 극우인사 여럿을 공천했다. 역사를 부정하고 대북 혐오, 대외 종속적인 태극기부대 유(類)의 사람들을 공천할 때부터 색깔 공세를 예상했다. 북한을 혐오해서 과연 평화 통일이 가능할까.

이런 철 지난 이념 논쟁이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먹힐 수 있을까. 1950년 6.25전쟁 직후에 횡행하던 냉전논리가 7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스멀거리며 나오는 현상…. 역사의 후퇴는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현 정권은 조국혁신당의 돌풍을 주목해야 한다. 그들의 말대로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들이 급조한 당이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그 당은 지금 국민들로부터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 이유가 도대체 뭘까.

법은 사회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사회를 유지하는 개체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법이 사람을 위한 것일 때 의미가 있다. 조국이 검찰 개혁을 주도하지 않았다면 멸족지화(滅族之禍)에까지 이르렀을까.

공정과 원칙을 앞세워 한 인물과 그 가족을 초토화시킨 것에 대해 국민들은 동의하지 못한다. 공정과 원칙이, 상대는 죽이고 자신들에게는 보호막으로 이용되면 안 된다. 이것에 대한 반발이 조국혁신당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

법과 공정은 만인에게 공평하게 적용될 때 생명력을 갖게 된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등 현 정권 실세들이 하는 짓을 보면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않고, 남의 눈에 들어 있는 티만 문제 삼는 격이다.

세세하게 언급할 필요까지 없겠다. 대통령 부인과 장모, 한동훈의 장인과 처남 그리고 딸의 범죄혐의가 조국 가족의 그것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덜 하지 않다. ‘내로남불’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 아닐까.

최근에는 채상병 죽음 사건과 관련 공수처 수사 대상인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해 공분을 사고 있다. 수사 중인 사람을 국가 권력을 이용해 해외로 빼돌렸다는 것이다. 큰 헛발질이다.

이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일 뿐 아니라 상대국 호주에 대한 결례이기도 하다. 채상병 축소 수사의 당사자를 외국 대사로 임명한 것 자체가 수사를 방해할 여지가 없지 않다고 본다. 상식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 

이러한 결정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 그들이 그토록 주창하는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고 뭔가. 21세기에 발붙이고 살면서, 뇌는 지난 세기에 붙들려 있는 사람들이다.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그들의 입이 더 거칠어질 것이다. 남은 선거 운동 기간 중 생각 좀 하면서 입을 열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신출내기 대통령과 여당 비대위원장이 무슨 말로 칼춤을 출지 모른다.

극우의 일부 사람들은 환호할 것이다. 하지만 수준 높은 국민은 이런데 결코 현혹되지 않는다.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민주주의의 벽돌을 하나씩 쌓아온 우리들 아닌가. 그 탑이 불의의 세력에 의해 무너지게 해서는 안 된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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