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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사원, 일탈의 끝은 어디인가?

기사승인 2022.09.11  16: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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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의 상식 밖 감사가 마치 선무당이 칼춤을 추듯 천방지축 날뛰고 있다. 감사원만 바로 서 있어도 나라가 이렇게 망가지진 않았을 것이다. 지금 감사원이 보이는 작태는 앞일을 심히 걱정스럽게 만든다.

감사원은 이미 정치 집단화되어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자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금 국민권익위 전현희 위원장을 내쫓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

이유도 단순하다. 전임 정권에서 임명한 사람이기 때문에 같이 못하겠다는 것이다. 위원장뿐 아니라 감사의 범위를 전체 직원에게로 확대해 꼬투리 잡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직원들은 피로감에 빠져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8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2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인격 모독, 망신 주기 등 졸렬하고 저급한 방식에 인간적 모멸감까지, 조폭에서나 할 수 있는 일을 감사원이란 국가 기관이 서슴지 않고 해댄다. 이것을 견뎌내지 못하고 이정희 부위원장은 사표를 던졌다.

인디안 기우제식이란 말이 검찰에만 통용되는 게 아니다. 뒤질세라 감사원도 이런 방식을 동원해 국민권익위원회를 흔들고 있다. 감사 기간을 2주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나올 때까지 해 보겠다는 기세다.

마치 과거 군사독재 정권 때에나 보암직한 일이 21세기 대명천지 민주주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이건 국민을 바보로 알고 하는 짓이다. 국민의 감정지수를 도외시하는 결과이다.

이른바 표적 감사는 감사원이 가장 피해야 될 일이다. 객관성을 상실하기 쉬울 뿐 아니라 정치적 희생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 성향이 반영된 표적 감사는 더이상 감사원임을 포기하는 선언과 같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몇몇 실세들의 일탈이 감사원을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유병호 사무총장을 꼽을 수 있다. 지난 국정감사 때 보인 그의 처신은 한 마디로 국민 앞에서의 안하무인이었다.

그는 감사원 내에서 윤석열 쪽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문제점 감사를 주도해서 윤석열 라인에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이라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 전문위원도 지냈다.

충성에는 보응이 따르는 법. 그는 지난 6월, 2급 국장직급인 감사연구원장에서 바로 감사원 사무총장에 임명되었다. 2직급이나 뛰어넘는 초고속 승진을 한 것이다. 내부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몸통에 날개를 달기라도 한 듯, 그는 정권의 입맛에 맞는 감사를 알아서 하고 있다. 감사원이 아니라 대통령실 감사과라는 비아냥 소리가 나오는 것도 전혀 무리가 아니다. 감사원이 왜 이렇게 되어야 하나.

감사원은 권익위의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한 복수의 제보가 들어와 감사를 연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작 감사를 받아야 할 사람은 사무총장 본인이라는 뒷말이 나온다. 그는 2019년 1월, 찰과상으로 분당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진료 수속을 밟는 과정에서 간호사에게 폭력을 휘둘러 입건된 적이 있다.

이런 자가 감사원 사무총장이 되어 천방지축 날뛰는 모습은 아주 윤석열 정권스럽다.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상부(相扶)'가 되도록 힘써야지 '상해(相害)'를 도모해서는 안된다. 유 총장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모든 공무원이 그렇지만 특히 감사원 공무원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잘 했다며 덕담 듣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정권에 충성하려는 사람을 다음 정권이 어떻게 볼까. 지혜있는 자는 다음을 늘 헤아린다.

권익위 전현희 위원장에게 당부한다. 끝까지 버티시라. 임기가 보장된 자리는 그 임기를 채우는 것이 순리이다. 그것이 민주주의 원칙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감사원이 감당하기 힘든 칼을 들이댈 수도 있다.

그래도 물러서지 마라. 이것은 개인의 문제를 떠나 있다. 정치집단화된 감사원을 바로 세우는 일이고, 나아가 국가 발전을 위한 길이다. 무엇보다도 나라의 주인은 정권이 아니라 국민임을 증거하는 일이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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