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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교회 임직예배.... 박토 위에 피어오르는 한 송이 꽃처럼

기사승인 2022.06.14  01: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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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이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김천에서 딱 1시간 소요되는 거리, 문경 영신교회는 그렇게 자리하고 있었다. 크지 않은 교회이지만 지역에서 자기 역할을 묵묵히 하고 있다고 들었다.

네비게이션을 치고 갔지만 목표 지점에 도착하니 한 가정 집이 나왔다. 지나다니다가 본 기억을 더듬으며 안간힘을 썼지만 허사였다. 모험 삼아 굴다리를 통과하니 바로 그곳에 교회가 손짓하고 있었다.

짐작하기로는 네비게이션이 안내한 장소는 영신교회가 전에 있던 곳이 아닐까 싶었다. 사람 왕래가 불편하기도 하고 따라서 뜸한 밭 가운데 있던 교회를 오늘(6월 12일) 명예장로로 추대되는 김경종 장로님이 자신의 집터를 봉헌하여 주택가에 새로 건축하게 된 것이다.

2층 예배당으로 올라갔다. 15분 전인데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축하의 눈들을 밝히고 있었다. 담임 계춘경 목사는 임직예배의 규모를 축소하려고 지방회 내 개교회에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알리지 않아도 이 정도이니 널리 광고했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축하객으로 참석했을 것이다. 아마 행사 축소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을 싫어하는 담임목사와 성도들의 마음이 공통으로 작용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오후 4시 정각, 담임 계춘경 목사의 사회로 임직예배가 시작되었다. 찬송가 320장을 함께 부른 뒤 문경감찰장 박훈 목사가 임직을 위해 기도했다. 사회 계춘경 목사가 성경 막 7:24-30을 봉독한 뒤, 지방회장 이명재 목사가 '수로보니게 여인의 간구'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선포했다.

쉼 없는 갈릴리 사역을 잠깐 내려놓으시고 이방 지역인 두로와 시돈 지방으로 가시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특별 당부를 하셨지만 소용이 없었다. 귀신들린 어린딸을 고쳐달라고 수로보니게 여인이 찾아왔다. 완곡하게 거절하셨지만 여인의 끈질긴 간구로 딸이 고침 받았다는 내용이다.

1부 예배를 마치고 2부 임직예식이 시작되었다. 명예장로로 추대되는 김경종 장로는 영신교회 개척부터 23년을 오로지 교회를 통해 주님의 일에 헌신해 온 신실한 믿음의 일꾼이다. 어려운 개척교회에서 담임목사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여기까지 달려왔다. 은퇴 후에도 장로님의 섬김은 계속될 것이다.

집례자가 이런 내용으로 김 장로님을 소개하고, 명예장로로 추대한다는 공포를 했다. 모인 회중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순금으로 만든 공로패와 축하 꽃다발이 전달되었다. 평소 표정 변화가 별로 없는 김 장로님도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권사 취임의 시간이다. 박병애 권사님은 내면도 또 외모도 하나님의 일꾼으로 무장하고 있는 사람이다. 여러 사람 가운데 있을 때에도 신실한 그리스도인임을 알 수 있을 만큼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성령의 빛에 에워싸여 있다. 이런 분들로 인해 농촌교회가 생명을 보지(保持)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박병애 씨를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영신교회 권사임을 선언하노라. 아멘"

변함없는 믿음의 권사님이 될 것을 당부하며 역시 순금에 새겨진 임직패 수여가 있었다. 이어 교회와 가족들이 축하의 마음을 담아 꽃다발을 한 아름 안겼다. 한 명을 권사로 세우는 자리이지만 그 의미만큼은 수십 명을 세우는 것에 뒤지지 않았다.

권면과 축하의 시간이다. 지방회 인사부장 김동민 목사가 절제된 단어로 권면을 하였고, 지방회장을 지낸 점촌북부교회 김홍일 목사가 이해의 바탕 위에 근거해 축사를 했다. 집례자 계춘경 목사의 광고에 이어 찬송 208장을 부르고 지방회장 이명재 목사의 축도로 임직예배를 마쳤다.

코로나19 시대에 관례가 된 듯 영신교회도 선물과 식사비를 일일이 전달했다. 명예장로로 추대받고, 권사로 취임하는 분이 정성을 모아 함께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흔치 않은 예식이어서 아름다움의 정도가 더했다. 저녁 식사 대금을 받았음에도 목사님들은 교회에서 식사를 대접하겠다며 한 음식점으로 안내했다.

음식점에 좌정해서는 덕담들을 주고 받았다. 은혜로운 임직식이었다, 작은 농촌교회에 희망의 씨를 뿌렸다, 박토 위에 피어오르는 한 송이 꽃과 같다, 작은 것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 등등... 식사 후 커피와 차는 이명재 목사가 샀고, 곁들인 케이크는 김동민 목사가 쏘았다. 6월 12일 주일 오후를 우리는 이렇게 아름다운 흔적을 남겼다. 

취재부 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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