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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윤석열을 지지한 한교연의 행태

기사승인 2021.11.06  13: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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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워낙 이합집산이 잦은 동네여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길 때가 많다. 모였다가 해체하고 또 곧 모여 단체를 만들고…. 이런 단체는 모든 게 즉자적이다. 에큐메니칼은 거부하면서 극우의 길을 걷는 한교연이라는 기독교 단체가 있다. 정식 명칭이 한국기독교연합인가가 될 것이다.

이런 단체가 또 치졸한 정치적 입장을 내놓아서 세상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오는 대선 때 국힘당 윤석열을 공개 지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지난 11월 1일(월) 윤석열의 심복이라고 할 수 있는 권성동 의원이 한교연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였다. 

여기서 한교연 대표회장을 비롯한 임원과 평신도 대표 등이 윤석열 지지의 뜻을 권 의원에게 전달했다. 세상에 발붙이고 사는 이상 목회자들이라고 해서 정치와 무관하게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정치적 입장이 없을 수 없다. 정치인과 정당의 선택은 순전히 개인의 몫이다.

잘 알다시피 사람의 정치적 성향은 머리 수만큼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성향을 하나의 그릇에 담아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연스럽지도 않다. 그래서 선거철 등 민감한 시기엔 각자 알아서 하되 단체 차원에서는 표명을 가급적 삼가고 있다. 

한교연이란 단체 이름으로 윤석열을 지지한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몇 가지 의구심이 일었다. 먼저, 과연 한교연이 소속 교회 및 기관들의 총의를 취합해서 윤석열을 공개 지지했느냐 하는 것이다. 아닐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이런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겠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1일 권성동 의원이 한교연을 방문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예장뉴스)

회장단을 비롯한 몇몇 임원들의 정치적 성향을 전체 회원들의 의견인 양 둔갑시켰을 가능성이 많다. 이것은 비성서적일 뿐 아니라 21세기 민주주의 원칙에도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극소수의 사람이 대다수 회원들을 바보로 만드는 현상에 다름 아니다.

더 가관인 것은 한교연이 윤석열을 공개 지지하는 이유이다. 그 단체 대표회장 송태헌 목사를 비롯한 교계 인사들과 평신도 대표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윤석열을 지지한단다. '윤석열을 지지하며'라는 제목의 한교연 입장문 중 일부이다.

"현 정권이 국민을 무시하고 교회를 탄압하며 국가안보, 대북관계, 외교 및 부동산 문제 등 경제 전반에 정책적 실패를 가져와 오늘의 대한민국에 총체적 위기를 가져왔다.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 경제회복과 공정, 상식으로 국가를 재건할 적임자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

2019년 7월 25일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윤석열이 청와대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직전 아내 김건희가 무언가 조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어떤가? 기독교를 표방한 단체의 입장문으로 보이는가? 정치를 내건 이익 집단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가? 이런 짓거리를 두고 종교가 정치에 종속되었다고 탄식하는 것이다. '교회 탄압' 운운을 제외하면 기독교와 연결되는 구석이 빈약하다.

목사들이 집단적으로 정권에 반대하며 한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하는 자체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믿음에 근거해서 올바른 신앙 위에 서 있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도 집단적 지지표명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물며 믿음이 없는 후보를 정권과 맞짱떴다는 이유 하나로...

윤석열을 한 꺼풀만 벗겨보면 기독교는 커녕 무속 성향이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국힘당 후보 토론회에 나오면서 손바닥에 그려 넣은 '임금 왕(王)' 자를 봐도 그렇다. ‘王’은 봉건시대 권력의 상징 아니었는가. ‘짐이 곧 국가’라는 루이 14세의 말이 이것을 웅변해준다.

사람의 성향은 어울리는 대상들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윤석열이 검찰총장 재직 때부터 멘토로 삼고 자문을 구했다는 역술인 천공, 윤과 김건희를 중매선 승려, 항문침으로 기를 돋군다는 사람 등등… 아무리 생각해봐도 윤석열과 기독교는 부정조합조건이다.

지난 10월 10일, 윤석열이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관계자들과 예배당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가 '성경책'을 들고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린 적이 있다. 지난 10월 10일의 일이다. 이것을 진정한 신앙 행위로 보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무속 성향을 씻어내고 표를 모으기 위한 정치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지지자들은 이유 불문 열광한다.

윤이 순복음교회에 들어가면서 했다는 말, 즉 그의 아내 김건희는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녀서 구약을 다 외운다고 자랑했다. 소문에 의하면 김건희는 고등학생 때 여호와의 증인에 빠져서 그 기관지 '파수대'를 달달 외우며 전하는 데에 열심을 보였다고 한다. 

사람의 생각은 글로 드러난다. 윤의 아내 김건희는 지금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 표절에 대한 윤리성 문제로 조사를 받고 있다. 그 논문도 '운세'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윤석열의 무속 성향은 그의 아내로 인해 더욱 강화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김명신(김건희의 개명 전 이름)의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이런 윤석열을 소위 기독교를 표방하는 연합 기관이 지지한다? 이건 신앙과는 무관한 정치적 행위이다. 세속 정치에 초연한 척하지만 여느 집단 못지않게 민감한 그룹이 목회자들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선거 때마다 교회를 분란과 갈등의 수렁으로 빠뜨린다.

한교연 주축 멤버들은 원래 극우적 성향의 사람들이어서 늘 보수 기득권 세력과 생각의 궤를 같이 해 왔다. 문재인 개혁 정권을 앞장서서 반대하는 것도 그들로서는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다.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말을 듣기는 싫었던가 보다. 그래서 끌어들인 것이 문재인 정권의 기독교 탄압이다.

그들의 입장문에 보면, 문재인 정권의 기독교 탄압으로 1만여 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고 되어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을 독재정권 유지를 위한 정치 방역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가짜 뉴스인 이것이 무속 성향의 윤석열을 지지하는 명분이다. 치졸하기 짝이 없다.

개혁에 종교라고 치외법권의 위치에 있지 않다. 교계의 썩은 구정물도 사회 개혁과 병행해 세정되어야 한다. 내년 대통령 선거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혁이냐 후퇴냐의 기로가 되기 때문이다. 한교연이 윤석열지지?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은 이런 데 휘둘리지 않는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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