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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이철우 지사의 정치적 종착역은 과연 어드멘가?

기사승인 2021.03.01  19: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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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여느 때 같으면 대선 열기가 달아올랐을 텐데 아직 생각한 것보다 조용한 편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이 클 것이다. 여기에 더해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미미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정치평론가는 대한민국 제1과 제2의 도시인 서울, 부산의 단체장 선거 때문이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아닌 게 아니라 두 광역단체의 장 보궐 선거가 끝나면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 것 같다.

지금 부각되는 여야의 차기 대선 후보군도 명확하지는 못하다. 여당은 이재명 이낙연 후보 정도가 여론조사의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고, 야당은 유승민 원희룡 홍준표가 후보군에 들어가 있지만, 지지율은 미미하다.

전에 없던 현상으로 정부 구성원의 한 사람인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당 성향의 지지로 대선 레이스 3강 안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윤은 문재인 정부에 척을 지고 있는 이미지로 일정 부분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직을 물러나고 나면 대선 레이스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경상북도 이철우 지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게 된다. 야권, 즉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전례 없이 빈약한 가운데 이 지사가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가능성이 없지 않아서이다. 이것이 바람직한지는 모르겠지만 광역 단체장은 대권으로 향하는 사다리로 인식되어 왔다.

이철우가 경북도지사로 당선된 후 그와 대담을 나눴던 적이 있다. 광역단체장 이후의 정치 로드맵을 말하면서 다음은 대권이 아니겠느냐며 슬쩍 찔러보았다. 손사래를 치며 그런 민감한 문제는 질문에서 빼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때 인터뷰어가 받은 느낌은 시기의 문제일 뿐 대권의 꿈을 품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치가는 기회를 잘 포착해야 한다. 기회가 아닌데 나섰다가 창피를 당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회가 왔는데도 점잔을 빼다가 영영 놓치는 경우도 있다. 1년 뒤 치를 대선을 이 지사가 어떤 식으로 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필자의 눈으로 볼 때 기회임이 분명하다. 몇 가지 이유를 말하겠다.

첫째, 앞에서도 잠깐 언급한 바 있지만 빈약한 국민의힘 후보군으로 인해서이다. 유승민과 홍준표는 지난 대선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신 사람들이다.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도 낙선했던 후보에게 인색한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정치의 일반적 속성이라 할 수 있다. 대선 후보는 더하다.

원희룡 제주 지사도 대권을 꿈꾸고 있지만, 본인의 희망 사항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원 지사는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내에서 자칭 개혁론자로 꼽히는 사람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을 개혁해서 보수뿐 아니라 중도층 지지를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뿌리 깊은 보수(사실은 극우에 가까움)의 벽에 막혀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 원희룡에게도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대선 후보들이 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전부를 말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에선 아직도 많은 상징성을 담고 있다. 이 지사는 1955년생이니까 내년 대선 때 우리 나이로 68살이다. 차차기 대선이 치르지는 2027년은 고희가 훌쩍 넘으니까 나이가 너무 많다. 정치 흐름에 맞지 않는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두관 의원과 현 충남도지사 양승조가 서울 보선 직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다고 한다. 이 두 정치인은 이철우 지사보다 몇 살 아래인데도 정치 생명을 걸고 모험을 결단할 예정이라고 한다. 각당의 대선 후보는 최종 결정될 때까지 많은 변수가 상존한다고 하지만 지금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이 확정될 경우 이철우 지사의 입지는 더 줄어든다.

이재명 지사는 내년 우리 나이로 58세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와 참신한 주장으로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철우 지사가 오는 대선을 어떻게 맞을까 도민들이 관심을 두는 이유도 이와 같은 주·객관적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보고 싶은 것이다.

셋째,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의 정치적 무게를 외면하면 안 되는 점이 있다. 주위에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오는 대선만 보더라도 이재명 김두관 양승조 홍준표는 전 또는 현 광역 자치단체장들이다. 과거 이명박도 광역단체인 서울시장을 지낸 다음 대권을 거머쥐었다. 이철우 지사가 오는 대선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것은 겸양이 아니라 오만이며 나아가 기회를 상실하는 것이 될 것이다.

넷째, 대선 출마의 가장 큰 동인은 표이다. 정밀한 분석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지만 이 지사에게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TK를 비롯 영남권의 고정표가 있다. 콘크리트 지지 기반이다. 이런 고정표에 중간 표를 누가 많이 가져오는가에 대한 게임이라면, 이철우 지사에게 가능성의 무게가 보다 많이 실린다.

다섯째, 도지사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데 따른 부담은 그렇게 크지 않다. 차기 대선은 22년 3월 9일이고 지자체장 선거는 6월 1일로 되어 있다. 도지사 임기를 얼마 안 남기고 대선을 치르게 되어 있다. 도지사 임기를 많이 남겨 두고 사퇴를 해야 한다면 도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문제 등 모험 양이 상당하지만 차기 대선 출마는 6개월 정도 단축하는 것이 된다. 도지사 임기를 조금 채우지 못하는 것이 되니까 부담이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지방정부 교체에 따른 부담도 없다. 도지사를 사퇴해도 TK 지역은 국민의힘이 다음 도정을 이어갈 수 있다. 변화의 기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TK 지역은 국민의힘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지난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대부분 지역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대구와 경북 단체장만 살아남았다.

이철우 지사가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기 위해 사퇴한다고 해도 다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경북도지사는 국민의힘에서 당선자를 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시장을 사퇴한 오세훈의 경우에서 보듯, 사퇴로 지방 정권 재창출을 못 하는 경우 본인의 정치적 대미지(damage)는 크다. 지금 오세훈이 서울시장 보선 후보에서 다른 후보에 밀리는 것은 이런 전력 탓이 크다.

학교 교사에다 안기부 출신인 이 지사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편이다. 모험을 싫어하고 매사에 신중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특성도 국회의원을 지낼 때까지는 장점으로 작용했고, 통했을지 모르지만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에겐 별로 필요가 없다. 모험 없인 대권 없다는 것은 우리 현대 정치사가 말해 주는 교훈이다. 이철우 지사의 정치적 종착역이 어딘지 요즘 몹시 궁금하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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