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
詩 / 배종찬
이른 아침에 창문을 열어보니
검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네.
11월, 어느덧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길목에 서있네.
바람이 세차게 불어 닥치네.
11월에 어느 멋진날에
방에서 열심히 독서를 하고 있다네.
오후, 하늘에서 맑은 햇빛이
온 세상을 밝게 비추어 주고 있다네.
하늘아래 모든 생명체가
따사로운 해볕에
즐거운 기지개을 켠다네.
* 제목이 '가을하늘'이다. 보통 가을하늘은 맑고 높게 표현된다. 청명한 가을 하늘, 천고마비의 계절... 등등. 하지만 시인은 가을하늘에 먹구름(검은 구름)을 가져온다. 여기에 세찬 바람까지... 삶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내 비친다. 또 곧 혹한의 겨울이 몰려 온다. 민중들에겐 그야말로 고역의 계절이다. 하지만 좌절만 할 수 있겠는가. 내면을 채워주는 독서. 독서는 금세 읽는이를 철학자가 되게도 하고, 정치 지도자가 되게도 하고 재벌의 총수가 되게 한다. 아니 일용 근로자인 시인에겐 인력시장 사장이 되게도 한다. 오후로의 전환, 먹장구름과 세찬 바람은 사라지고 어느새 햇볕 비치는 따뜻한 세상이 되었다. 여기서 시인은 자기 탈출의 기쁨 이전에 한 생명체의 탄생을 꿈꾼다. 그 생명체는 분명 세파를 극복할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으리라. 시인의 마음이 무척 따사롭다(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