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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찌질이 정치인들

기사승인 2020.07.11  21: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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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정치인은 모름지기 통이 커야 한다. 보통 사람보다 마음도 넓고 화통하고 이해의 폭도 넓어야 한다. 여기에 모든 사람을 안아주는 가슴을 가졌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그러나 요즘 정치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매사가 논쟁적이다. 상대 정파를 무조건 반대하는 게 잘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상대가 좌(左)하면 우(右)로 가고, 상대가 우하면 좌로 급변한다. 융통성이라곤 손톱 끝만큼도 없다. 이런 사람들이 지도자연하니 국민만 괴롭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를 두고서 말들이 많다. 조문을 가느니 마느니로 논쟁을 하고 있다. 서울시장(葬)으로 하는 게 옳지 않다고 입에 거품을 뿜어대는 이들도 있다. 자기가 옳고 다른 주장은 틀렸다며 강변들을 해 댄다.

왜 3일장을 하지 5일장이냐고 딴지를 거는 사람들도 있다. 창피한 줄도 모르고 떠들어댄다. 급기야 한 변호사와 전직 기자 등 극우 유튜버들은 박 시장이 한 행위를 막지 못했다며 부시장을 고발했다는 말도 들린다. 소가 웃을 일이다.

몇 가지 짚어보기로 하자. 박 시장 조문을 가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이 결정할 문제이다. 그럴 리가 없겠지만 정당 차원에서 가지 말자고 결정이 나면 거기에 따르면 된다. 불참이 대단한 일이라도 되는 듯 떠버릴 것까지는 없다.

경조사에 함께 하는 것은 우리의 미풍양속이지 강제성이 있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미풍양속으로 전해 내려오는 경조사 예절은 한민족이면 거의 다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갈 곳은 가고 말 곳은 안 가면 그만이다. 이것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시킬 필요까지는 없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미통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박원순 조문을 안 가기로 했다며 SNS에 퍼 나르고 있다. 글쎄, 판단이야 전적으로 본인들이 하는 것이지만 박원순 시장과의 인연을 따져 볼 때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게 된다. 좋지 않은 감정도 이럴 때 푸는 것 아닌가.

장례 일정을 3일장, 5일장, 7일장 등으로 하는 것은 상황에 맞게 정하면 된다. 동양의 풍습은 주로 홀수로 장례 일정을 잡는다. 그러나 서구 문물이 대거 유입된 뒤 2일장 또는 4일장 등 상황에 맞춰 장례를 치르는 일도 드물지 않다.

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장례위원회 측은 5일장으로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유족들도 처음엔 3일장으로 치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3일장으로 할 경우, 실제 조문을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밖에 안 된다는 것, 그렇게 되면 영국에 머물고 있는 아들 주신 씨가 참석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장례를 치를 땐 가능한 한 유족의 뜻을 따라주는 게 예의이다. 좀 부족하고 마음에 안 들더라도 이렇게 하는 것이 가시는 이에 대한 마지막 도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쓸 데 없는 시비를 하고 있다. 고질병들이 발작하는 것 같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조문 안 간다, 5일장 안 된다, 장례비용 서울시 부담 노(No)... 원래 대인의 피를 받고 내려온 전통이 이렇게 찌질하게 바뀐 것이 혹 일제 잔재가 아닌지 모르겠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닮아가는 것 말이다. 그러고 보니 찌질이 정치인들 중 신친일파가 적지 않은 것도 우연이 아닌 듯하다(글/이명재 발행인, 사진/이상욱 편집자문위원).

발행인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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