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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연화지 보리밥 식당에서... .

기사승인 2019.07.05  19: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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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연화지 보리밥 식당에서... .

친구님은 보리밥을 좋아하시나요?
사실 말이지만 저는 보리밥을 무척 싫어합니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다들 그랬을 테지만... . 저도 어릴 적에 보리밥을 엄청 많이 먹었걸랑요. 그래서 젊은 시절에는 의도적으로 보리밥을 피하며 살았습니다.

아주 옛날... .
60년~70년대 농촌에는 먹을 것이 참말로 귀했지요. 초등학교를 갔다 오면 변변한 주전부리도 없고, 하지(夏至) 근처의 해는 왜 그리도 길었던지요?

그날도 검정고무신을 신고 책보따리를 울러 메고 학교에서 10리길을 터덜터덜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엄마"하고 불러 봐도 들에 가셨는지 안 계시고, 정지(부엌)에 들어가서 찬장이랑 솥뚜껑을 벌컥벌컥 열어봐도 감자 쪄 놓은 것 하나 없었습니다.
그때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대나무 광주리에 담겨 있는 "곱삶이" 꽁보리밥입니다. 곱삶이를 한 그릇 퍼서는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서 열무김치랑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차, "곱삶이"를 설명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보리밥을 할 때 미리 한번 삶아서 대나무로 만든 광주리에다 삼베 보자기를 깔고 담아 두었었지요. 냉장고가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구요
약간 고슬고슬하고 탱글탱글하답니다 
결론을 말씀 드리면 "곱삶이"는
한번 삶은 보리밥을 말한답니다.

그리고 끼니때에는 솥바닥에 곱삶이한 꽁보리밥을 깔고 가운데에는 소복하게 쌀을 안쳐 밥을 해서는 가운데 쌀밥은 푹 퍼서 어른들 밥그릇에 담아 드리고 아이들은 쌀밥 보리밥 반반을 담지요. 엄마는 늘 가장자리의 꽁보리밥에다 누룽지만 드셨다는 기억이 납니다.

어제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친구들이 보리밥을 먹자고 의견 통일을 봤습니다.

대접 속의 보리밥을 보니 의외로 쌀밥이 많습니다. 꽁보리밥을 생각했었는데 조금 실망을 했습니다... .

밥 위에다 콩나물무침, 김가루, 살짝 삶은 무시나물, 여기에다 도라지 무침도 올리고 겉절이와 된장찌게까지 적당하게 올렸습니다. 이제는 고추장을 넣고 숟가락으로 싹싹 비비기만 하면 됩니다.

된장이 맛나게 보입니다. 집 된장에다
청양고추를 썰어 넣었는지 칼칼한 것이
중년사내들의 입맛에는 딱 맞습니다.

해물파전은 술안주입니다. 7,000원 치고는 제법 두툼합니다.
주인장이 부침개 부치는 솜씨가 있군요.

가격표를 올려다봤습니다. 우리 같은 서민들이 먹기에 적당한 가격입니다. 따로 고기를 안 드셔도 요기가 됩니다. 
그 동안 보리밥을 무척 싫어했었는데 이제는 자주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에 허리가 아파서 병원을 갔더니 의사선상님이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는 보리쌀이 그렇게나 좋다네요.
이제는 보리밥하고 정을 붙여볼까요... .

문홍연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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