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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망각하는 백성에겐 희망이 없다

기사승인 2019.07.02  00: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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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삼풍참사유족회 이사, 본 신문 편집자문위원장)

지난 토요일(6월 29일) 서울 양재시민의숲에서 한 추모제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에서 점점 잊혀져가는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희생자 502명을 추모하는 행사였습니다. 벌써 24주기이니까 24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삼풍백화점 참사는 사람의 탐욕이 빚은 어마어마한 사건이었습니다. 세계사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대 참사였습니다. 신문과 방송은 이 대 참사를 과거에 일어났던 하나의 사건으로만 기억할 것입니다. 일반 국민들도 마찬가지구요.

그러나 우리 유가족들에게는 아픔과 슬픔 그리고 고통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예기치 않게 희생당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통한의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속에서 한 가지 교훈이라도 마음에 새기면 좋겠습니다.

24년 전의 그 대 참사로 우리 사회는 크나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안전한 사회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의 마음이 일어납니다. 삼풍 사건을 반면교사로 사회 안전망 구축에 노력했다면 세월호 사건과 씨랜드 같은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따져보면 인재의 성격이 강한 참사였습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이런 사건과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솔직히 책임감과 미안함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정부는 정부대로 게을렀고 국민은 국민대로 무관심했습니다.

대 참사 발생하면 정부는 얼렁뚱땅 사건을 무마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리고 국민들로 하여금 빨리 잊으라고 강요했습니다.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려는 노력을 보상금과 연결 지어 곡해했습니다. 극단의 사람들은 문제 해결 요구를 ‘우려먹는다’고 비아냥댔습니다.

세월호의 경우, 놀러가다가 난 해상 사고에 왜 국가 세금으로 보상하려 하느냐며 가슴에 대못을 박았습니다. 갈등과 분열을 조장해서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선 사회 안전망 구축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경제적 호황을 누린다고 해도 불의의 참사가 기다리고 있는 사회는 좋은 나라가 못됩니다. OECD 가입국임을 자랑하고 세계 무역 순위 10위권을 운위해도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어 있지 않으면 부끄러움을 면치 못합니다.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두 번 다시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범국민 차원에서 노력해야 합니다. 이번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희생자 24주기 추모식 행사를 하면서 많은 것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과거를 망각하는 백성에겐 희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정부대로 또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국민은 국민 나름으로 대형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사고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습니다. 그것을 찾아내어 책임을 묻고,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교육을 통해 정확히 알려서 사회 안전망에서 제외되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안전은 단독 플레이가 아니라 국민 각자가 서로 지켜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가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사회가 앞당겨질 수 있도록 저부터 애쓰겠습니다.

김문수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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