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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KTX 구미역 정차, 과연 타당한가?

기사승인 2018.09.15  01: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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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일종의 지역 이기주의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면 생각을 접었을 것이다. 신문의 사설이 그것에 부화뇌동하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건 아닌 것 같다. KTX 구미역 정차 문제 말이다.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구미시의 입장에서는 KTX의 구미역 정차가 절실할 수 있다. 지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구미산업단지를 찾는 외국 바이어들의 불편을 해소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분적으로는 맞다. 그들 입장을 이해한다.

그러나 전체를 고려할 때 잘못된 주장이다. 국토 균형 발전 정책은 16대 노무현 대통령 때 나왔다. 모든 게 중앙으로 집중되어 있는 것이 국가 발전에 장애물이 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의 해소 없이는 국가 장래가 불투명해진다고 판단했다.

직접 당사자들뿐 아니라 수도권의 반대를 물리치고 2004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까지 제정해서 153개의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분산시켰다. 중앙에 비해 소외받고 있는 지방을 고려한 정책이었음은 물론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더 이상의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없었다.

여기서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국토의 균형 발전이 중앙과 지방만의 문제냐는 것이다. 수도권에 있는 것을 지방으로 이전하면 끝나는 것인가. 아니다. 지역과 지역 간에도 이 원칙은 준용(遵用)되어야 한다. 지역 간에도 발전의 균형추가 기울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김천과 구미를 놓고 보자. 김천이 구미보다 앞서는 것은 시 승격이 훨씬 빨랐다는 것 빼고는 잡히는 게 별로 없다. 인구, 경제력, 발전의 동력 및 가능성 등 어느 것 하나 내 세울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던 중 혁신도시 건설로 겨우 숨통을 트려고 하고 있다.

혁신도시가 본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KTX 김천(구미) 역사의 활용이 중요하다. 혁신도시 내에 있는 이 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만약 KTX가 구미역에 정차한다면 다수의 승객이 그곳을 이용할 게 뻔하다. 사람을 빼앗기는 것은 발전의 기(氣)가 빠지는 것과 같다.

이런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KTX가 김천(구미)역에서 정차하고 또 곧 구미역에서 정거한다면 안전상의 문제는 없을까. 두 역 사이의 거리는 13.5 Km, 고속철도 정거 역으로는 최단 거리에 속한다. KTX의 적정 역간 거리는 57Km로 알려져 있다. 안전성이 제기 되는 이유다.

김천(구미) 역사를 지을 때부터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위치부터 명칭까지 구미시를 고려한 것이 역력하다. 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결정했을 것이다. 지금의 위치에 KTX 역사를 건설한 것은 정부뿐 아니라 코레일에서도 많은 연구 끝에 나온 것이다.

국토의 균형 발전 측면을 고려한다면 KTX 역사와 운행을 지금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구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김천이 소외 받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혁신도시가 국가의 균형발전 정책의 산물임을 생각할 때 그것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 해 주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정신을 계승했다고 말한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정책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의 완성을 위해서 정책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를 길게 조망할 필요가 있다. 지금 정부에서 할 일은 잘못된 지역 이기주의를 바로잡아 주어야 하는 것이다.

구미가 KTX 구미역 정차를 내 세우는 드러난 명분은 구미공단 활성화인 것 같다. 구미공단에 필요한 물동량의 수송과 KTX는 무관하다. 그건 화물 열차의 몫이니까. 다만 외국 바이어를 비롯한 사람들의 이동과 맞물려 있는 문제여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나 싶다.

물론 빠르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사업에 있어서 시간은 돈과 직결된다. 그러나 좀 불편하더라도 바이어들을 오게 만드는 것이 사업 수완이다. 제품 좋고, 가격 경쟁력 있고 친절하면 바이어들은 오게 되어 있다. 지금 구미는 이 점에 신경 쓸 때다.

예화 하나를 소개하고 글을 마치자. 나이키에서 아프리카로 두 팀을 보내어 시장 조사를 하게 했다. 한 팀은 며칠 머물다 귀국해서 수출 불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생래적으로 신발을 신지 않는다. 수요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다른 한 팀은 신발을 신지 않고 생활하기 때문에 수출 가능성이 무한대라는 보고서를 올렸다. 단서를 하나 달았다.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1년 동안 무료로 신발을 대대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1년 뒤 더 이상 신발을 신지 않고 생활 할 수 없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옆의 중소 도시를 희생해서 자기 유익을 취하는 것은 이기주의이다. 공생의 방법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 국토 균형 발전의 취지이다. 명칭도 위치도 구미와 근접해 있으니 기존의 방침대로 KTX를 운용하는 것이 옳다. 김천 시민이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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