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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30) - 탈 권위란?

기사승인 2018.03.17  13: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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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백팩에 태극기를 꽂고 경기장으로 향하는 김정숙 여사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열일 제쳐두고 평창 동계패럴림픽 응원을 하고 있는 것이 화제다. 패럴림픽이 일반 올림픽 직후에 열리긴 하지만 그 열기는 앞엣것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식기 마련이다. 이런 장애인들의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패럴림픽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여 경기장을 찾고 있다고 한다.

매스컴에서 소개하는 김정숙 여사의 패럴림픽 응원 사진은, 간편 차림에 백팩을 메고 바삐 움직이는 그의 모습을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게 한다. 사진에서 사람들의 눈을 붙잡는 게 있다. 울러 멘 백팩에 꽂혀 있는 두 개의 손 태극기다. 얼핏 보기엔 극우집회에 참석하는 태극기부대의 일원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대통령 부인의 팩에 꽂힌 손 태극기 두 개라! 그 모습을 보고 대통령 부인을 경망스럽다는 이도 있고, 대통령 부인이면 체통머리를 지켜야지! 라며 나무라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반세기 전 유신 독재 때의 육 여사와 그 아류들을 생각하는 이들에겐 김정숙 여사의 이런 모습이 경망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권위가 지배하는 시대가 아니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대통령을 하고 국회의원, 시장도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탈 권위는 친근함의 다른 말이다. 친근함은 동류의식을 유발케 한다. 그러니 너도 나도 탈 권위다. 엄밀히 말해서 진정한 탈 권위는 모방의 산물이 아니다. 흉내 낸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지자제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후보 등록을 한 사람들의 본격적인 선거운동도 시작되었다. 선거운동 복장을 한 예비 후보들로부터 머리가 땅에 닿을 듯한 인사를 수없이 받는다. 저런 자세가 선거가 끝난 이후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단언 하나 하자. 각종 선거에서의 당락은 선거운동 때의 마음을 평소에도 얼마만큼 견지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섬김이 몸에 배어 있지 않고는 가식이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한 후보와 꽤 깊은 이야기까지 나누고 헤어졌다. 진짜 잘 해 볼 테니 도와 달라고 했다. 얼마가 지난 뒤 조언할 게 있어 전화를 넣었다. 이름을 기억하는지조차 모르겠다. 그 후보는 바쁘니 수행비서와 통화하라며 전화기를 넘겼다.

하나를 보면 열 가지를 안다고 했다. 내게 이럴 정도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이런 후보에게는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서민 행보가 어떻게 비칠까. 실익이 없는 낭비? 보여주기 식 눈요기? 마뜩찮게 볼 것 같다. 권위의식에 사로잡히면 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늘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착각이기 쉽다. 

오는 6.13 지자제 선거 때 나는 이런 사람에게 표를 주려고 한다. 진정한 섬김의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 탈 권위의 자세로 내게 친근함으로 다가오는 사람, 시종여일한 언행으로 믿음이 가는 사람. 이런 후보의 정책은 서민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을 것이다. 구태 정치를 청산하고 지역의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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