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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 64주년 기념시] 꽃으로 다시 살아

기사승인 2024.04.18  20: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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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으로 다시 살아
                               詩 / 유안진

지금쯤은 장년고개 올라섰을 우리 오빠
꽃처럼 깃발처럼 나부끼다 졌답니다.
그 이마의 푸르른 빛 불길 같던 눈빛은
4월 새닢으로 눈부신 꽃빛깔로
사랑하던 이 산하 언덕에도 쑥굴헝에도
해마다 꽃으로 다시 살아오십니다.
메아리 메아리로 돌아치던 그 목청도
생생한 바람소리 물소리로 살아오십니다
꽃진 자리에 열매는 열려야 했지만
부끄럽게도 아직은 비어있다 하여
해마다 4월이 오면 꽃으로 오십니다.
눈 감고 머리 숙여 추도하는 오늘도
웃음인가요 웃음인가요 저 꽃의 모습
결고운 바람에도 우리 가슴 울먹입니다.


*  4.19혁명 64주년 되는 해다. 봄 기운이 완연한 그날 학생들은 왜 시위를 하고 교수들이 거리로 나섰을까. 독재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거국적으로 일어난 시위는 독재자를 끌어내렸다. 4.19는 시위에서 의거로 그리고 마침내 혁명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4.19를 기념하는 시는 여럿이다. 그중 유안진의 시 '꽃으로 다시 살아'를 택한 이유가 있다. 다소곳하면서도 잔잔한 시어가 울림이 크기 때문이다. 혁명을 기념하는 시는 다소 과격한 시어가 어울릴 법한데 이 시는 순수한 단어들로 독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오빠는 4.19 때 목숨을 잃었다. 육신은 희생되었지만 영혼과 정신은 살아 있다. 꽃과 깃발로, 4월의 새닢으로... 생생한 오빠의 목청도 바람소리 물소리로 살아온다. 민주주의가 아직 열매 맺지 못해 해마다 4월이 오면 오빠는 꽃으로 돌아오고 있다. 열매 열릴 때를 바라며... 현실을 읊고 있는 듯하여 부끄럽다(耳穆).

취재부 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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