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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진 교수의 생활 한자 - 基底(기저)

기사승인 2024.04.17  1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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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基 底

*터 기(土-11, 6급) 
*밑 저(广-8, 4급)

달콤한 물을 좋아하면 이가 상하고, 달콤한 말을 좋아하면 몸을 망친다. 이와 관련된 명언 명구를 소개하기 전에 먼저 ‘이 소설은 도교 사상을 기저에 깔고 있다’는 문장에 쓰인 ‘基底’란 한자어를 하나하나 속속들이 풀이해 본다. 

基자는 ‘흙 토’(土)가 부수이자 의미요소이고, 其(그 기)는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무관하다. ‘(흙담의) 밑 부분’(the base)이 본뜻이었는데, 후에 ‘밑바탕’(the foundation) ‘첫 단계’(the first stage)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底자는 집의 ‘밑바닥’(the bottom)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집 엄’(广)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氐(근본 저)가 발음요소임은 低(밑 저)와 抵(거스를 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것이 의미와 전혀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다.

基底는 ‘어떤 것의 바닥[基]이 되는 부분[底]’이 속뜻이다. 수학에서는 ‘벡터 공간에서 임의의 벡터를 그 집합에 속하는 벡터들의 일의적(一意的)인 일차 결합으로 나타낼 수 있는 집합’이라고 정의한다. 속뜻을 알면 어려운 정의를 조금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당나라 시인 이군옥은 물고기를 방생하며 다음과 같은 말로 신신당부했다. ‘放魚’란 제목으로 쓴 오언절구의 끝 두 구절이다. 맨 앞에서 말한 것은 이를 보고 유추하여 만든 것이다. 

“달콤한 미끼 밑에 입만 대면 
 낚싯바늘임을 잊지 말게나!”
  須知香餌下, 수지향이하
  觸口是銛鉤. 촉구시섬구
      - 李群玉
   *銛, 작살 섬. 

● 전광진 / 성균관대 명예교수, <고품격 한국어> 편저자

 
 

전광진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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