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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세월호 10주기 추모시... '해지는 곳에서 어느 인디언'

기사승인 2024.04.15  23: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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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주기 추모시

해지는 곳에서 어느 인디언

詩 / 이병호

 

내 무덤 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 없고

잠들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리저리 부는 바람이며

금강석처럼 반짝이는 눈이며

무르익은 곡식을 비추는 햇볕이며

촉촉히 내리는 가을비입니다.

당신이 숨죽은 듯

고요한 아침에 깨면

나는 동그라미를 그리며

포르르 날아오르는

말없는 새이며

밤에 부드럽게 빛나는

별입니다.

내 무덤 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 없답니다.

죽지 않았으니까요.

 

*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피지 못한 꽃망울이 이 사회에서 꺾인지도... 죽음 외에 알려진 것이 없다. 국민에 대한 국가의 의무는 어떤 상황에서든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는 것이다. 세월호 안에서 한 줄기 희망을 갖고 삶을 희원했던 우리의 아이들에겐 국가가 응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자녀의 죽음 원인을 밝혀 달라는 당연한 요구를 외면했다. 나아가 불순한 사람으로 몰아부쳤다. 이 시인은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부인한다. "나는 거기 없고 잠들지 않았다" 지금도 살아서 '부는 바람'으로, '반짝이는 눈'으로, '비추는 햇볕'으로, '내리는 가을비'로... 드디어 밤의 별을 배경 삼아 '포르르 날아 오르는 새'가 되어... 죽지 않은 영혼 따라서 무덤 속에 없는 아이들, 부활의 심상이 이 시가 주는 강한 메시지이다(耳穆).

취재부 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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