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무덤 앞에서
詩 / 정호승
이제는 조국이 울어야 할 때다
어제 조국을 위하여
한 시인이 눈물을 흘렸으므로
이제는 한 시인을 위하여
조국의 마름 잎새들이 울어야 할 때다
이제는 조국이 목숨을 버려야 할 때다
어제는 조국을 위하여
한 시인이 목숨을 버렸으므로
이제는 한 젊은 시인을 위하여
조국과 하늘과 바람과 별들이
목숨을 버려야 할 때다
죽어서 사는 길을 홀로 걸어간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사나이
무덤조차 한 점 부끄럼 없는
죽어가는 모든 것을 사랑했던 사나이
오늘도 북간도 찬 바람결에 서걱이다가
잠시 마른 풀잎으로 누웠다 일으나느니
저 푸른 겨울하늘 아래
한 송이 무덤으로 피어난 아름다움을 위하여
한 줄기 해란강은 말없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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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4주년이라고 했다. 3.1운동이 점화된지가... 실패한 운동이었던가? 일제의 강압정치는 36년간이나 이어졌다.대다수의 사람들을 친일로 돌아서게 한 기간, 지도층 인사들이 더 적극적이었다. 스스로 창씨개명을 하고, 황국 신민이 되기 위해 혈서를 쓰고, 젊은이들을 전쟁터 사지로 몰아넣었다. 이럴 때 윤동주 같은 시인이 없었다면 우리의 역사가 얼마나 창피할까. 정호승이 윤동주 무덤 앞에서 시 한 편을 만들었다. 만들었다기보다 스스로 생성되었다. 윤동주를 떠 올리며 불순물로 뒤섞인 우리의 생각을 세척하라 한다. 친일이 어때서라며 괴성을 질러대는 신친일파들에게 하늘과 바람과 별을 보며 상념에 잠겨보라고 한다. 3.1절 104주년 아침에...(耳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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