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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후보들

기사승인 2018.05.19  13: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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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좁다면 좁은 지역에 살면서 사람에 대한 좋고 나쁜 감정은 가급적 감추며 살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인관관계에서 심적 거리는 엄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 

지자제 선거일이 다가오고 있다. 각급 선거에 나오는 후보들을 만나게 된다. 선거운동을 하기에 알맞은 복장으로 지지를 부탁하는 팻말을 들고 연신 머리를 숙인다.

보는 이야 지나가는 일회성 모습이지만 하루 종일 저렇게 시민들을 만나고 있을 터이니 육신의 피로를 감당하기 힘겨울 것이다. 운동화를 몇 번 갈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선거사무실 개소식 초청장을 연이어 받고 있다. 그러나 가보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누군 가고 누군 안 가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꼭 가봐야 할 곳도 이런 원칙 때문에 거른다.

이건 좋아하는 후보와 별개의 문제다. 기초의원 선거에 나온 두 사람이 눈에 어른거린다. 먼저 김병철 후보다. 내가 사는 곳을 지역구로 하지 않는데 가장 많이 만난 후보가 김병철이다.

일기를 가리지 않는다. 비가 올 땐 비옷을 입고 거리에서 달리는 차들을 향해 인사한다. 연배를 따진다면 가장 위일 텐데 그 성실함은 젊은이에 뒤지지 않는다. 옆의 여자 분은 부인인가.

내가 김병철 후보 입장이었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의회 의장까지 지낸 사람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당에서 정한 기준이 있겠지만 공천 탈락은 기분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그는 크게 표내지 않는다. 조용히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것이 그가 취한 행동의 전부다. 대단한 용기라고 할 수 있겠다. 보아하니 억하심정(抑何心情)도 아닌 것 같다.

시민을 섬기는 길은 정당을 통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듯... . 그는 말없이 갈 길을 갈 뿐이다. 당선된다면 그로서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것이다.

다른 한 사람은 김동기 후보다. 보수가 강고한 진지를 구축하고 있는 김천에서 개혁 성향의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여당이라곤 하지만 김천에서는 여전히 야당 같은 여당이다.

공천을 신청하고서도 애를 끓여야 했다. 도와주는 이 하나도 없는 냉혹한 현실에서 경선까지 해야 했다. 당원 명부조차 확보할 수 없어서 당원들에게는 인사 전화 한 통 돌리지 못했다.

경선을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시민들의 지지 덕분이다. 전화 여론조사에서 지역구 시민들이 그에게 표를 주었다. 본선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많다는 전조라며 좋아한다.

시민들이 김동기 후보를 지지했다는 건 그에게서 건강한 시민성을 발견했다는 증거다. 그는 김천 YMCA 청소년유해감시단과 사랑의 밥차 단장으로 지역 청소년들 돌보는 일을 해 왔다.

사드 배치가 현안으로 떠올랐을 때는 반대 투쟁에 앞장섰다. 김천역 집회의 사회자로 이름을 날려 김천보다 정작 타지에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기어서라도 시의회에 입성하겠다는 각오이다. 시민을 아는 사람이, 그들을 위해 운동을 해 본 사람이 시정(市政)을 돌보아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래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보면 괜스레 힘이 솟는다. 희망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은 뻔한데 실천으로 옮기기 힘든 의회 구조다. 김동기 같은 사람이 입성하면 변화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일방통행의 사회는 병 들기 쉽다. 부정과 부패도 그 일방에 얹혀 넘어가게 된다. 깨끗한 후보, 정녕 시민 편의 후보를 원한다면 투표를 잘 해야 한다. 투표는 유권자의 격을 말해 준다.

김병철 후보와는 일면식도 없다. 의회 방청 때 그의 사회봉 두들기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다. 김동기 후보와는 시민운동을 같이 한 적이 있다. 추진력과 성실성을 높이 사 주고 싶다.

공명선거가 화두이다. 후보들에게만 맡겨 둘 일이 아니다. 유권자들이 더 주의해야 한다. 고무신 투표, 막걸리 투표, 식사 대접, 돈 봉투 등이 횡행했던 적이 있다. 이런 낭만은 불법이 되었다.

김병철 김동기 후보뿐 아니라 출마하는 모든 사람들의 건투를 빈다. 당선이 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섬김의 자세를 잃지 않기 바란다. 선거는 보나 나은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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