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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24) - 김아랑 선수와 노란 리본

기사승인 2018.02.18  2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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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이 세상에 정치와 무관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의 삶 자체가 정치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법도 복지도 심지어 스포츠까지도 정치의 산물이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정치적 동물이라고 정의했다.

지금 평창에서는 동계 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이다. 우리 선수들의 성적도 기대 이상이어서 기분 좋다. 남북이 단일팀으로 출전했고, 이번 올림픽을 기회로 북한에서 응원단과 예술단이 와서 남북이 한 핏줄임을 알렸다.

김아랑 선수가 있다. 2월 17일 쇼트트랙 1,500m 결승에 진출했다. 메달을 살짝 벗어난 4위로 경기를 마쳤다. 최민정이 금메달을 딴 그 경기다. 사진엔 활짝 웃는 김아랑이 울고 있는 최민정을 꼭 껴안고 있었다.

1위를 하고 감격에 겨워 울고 있는 최민정을 4위로 골인한 김아랑이 축하해 주고 있는 장면이다.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는 것 같이 마음 뭉클했다. 스포츠는 경쟁이고 기록이다. 경쟁에서 뒤지면 메달을 기대할 수 없다.

살벌할 정도로 기록에 민감하다. 김아랑은 이런 세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금메달을 획득한 후배 선수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전하는…. 이런 모습이 올림픽 정신이다. 다른 나라 선수 간에도 이런 장면이 자주 목격되면 좋겠다.

더 놀란 게 있다. 김아랑의 헬멧 뒤에 붙어 있는 노란 리본으로 인해서다. 이건 세월호 리본이 아닌가. 우리 한국 최근세사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아픔, 이것이 하나의 근인(近因)이 되어 대통령까지 탄핵되었다.

김아랑은 노란 세월호 리본으로 다시 한 번 그 사건을 상기하게 했다. 그리고 흐트러지려는 우리의 자세를 바로 잡게 만들었다. 인간을 망각의 동물이라고도 한다. 아무리 중요한 일도 시간이 지나면 잊는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생각을 하기 쉽다. 역사에 기록되는 중요한 사건, 당대에 충격을 준 사회적 사건은 특정인의 몫이라는 생각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국민 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 사회 제 영역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그만큼 세상이 복잡다기해졌다. 스포츠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역사 속의 자아를 발견하고 크게는 국가 그리고 작게는 스포츠계에 잠복되어 있는 문제를 고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폐습을 정유라의 승마에서 똑똑히 보지 않았나.

스포츠계에도 연예계에도 이른바 개념 있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그들로 인해 여론이 형성되고 토론이 이루어져 국가의 발전 동력이 구축되어야 한다. 소수의 특정인들에게 모든 것을 맡겨 놓으면 건강한 사회는 요원하다.

그런 점에서 쇼트트랙 선수 김아랑의 행동은 참신한 걸 넘어 마음을 상쾌하게 만들었다. 금메달 선수를 진심 어린 마음으로 축하해 주는 모습이 그렇고, 헬멧에 노란 세월호 리본을 달고 아이스링크를 질주한 게 그렇다.

김아랑과 같은 선수가 많을 때, 스포츠계도 지시 일변도가 아니라 쌍방 통행의 소통 구조가 가능해진다. 권력의 입맛대로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김아랑 선수, 남은 경기에도 최선을 다 해 훈훈함을 선사하기 바란다. 금메달도 함께.

발행인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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