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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스타와 함께 사진을....

기사승인 2023.01.31  22: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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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뭐라 그럴까? 이런 것을 두고 심리학에서 '동일시 효과'라고 하는가? 같이 사진을 찍거나 식사 자리를 함께 함으로써 '내가 이런 사람이야'라며 어깨에 힘주고 싶은 심리 말이다.

사진 한 컷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려다가 도리어 구설수에 오른 사람이 있어 화제다. 다급하기는 어지간히 다급했던 모양이다. 국힘당 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김기현 얘기다.

배구 스타 김연경을 오른쪽에 원로 가수 남진을 왼쪽에 두고 한 음식점에서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렸다. 가운데 선 김기현은 꽃다발까지 들고 환하게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본인도 사진 설명을 통해 밝혔지만, 두 스타가 국힘당 당 대표 후보 김기현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김연경 남진 두 스타는 호남 출신으로 지지를 이끌어낸다면 효과가 기대 이상일 것이다.

나경원의 불출마로 안철수의 지지도가 수직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의 지지도 조사에선 안철수가 김기현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기사들이 보인다. 김이 다급해졌을 법하다.

그래도 편법을 써서는 안 된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둔갑시켜 홍보용으로 활용하는 것은 더욱 피해야 할 일이다. 김기현은 두 스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선거에 활용하려 했다.

그의 사진 설명을 보면 이 점은 명확하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 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 두 스타가 침묵을 지켰다면 이것은 사실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남진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남진 그러면 나훈아와 함께 지난 6,70년대에 가요계를 평정하다시피 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를 가왕(歌王)이라고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남진을 아는 사람들은 그를 연예계에 몇 안 되는 개념 있는 가수로 꼽는다. 개념 있는 가수란 자기 자신만을 아는 이기적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른 사람 특히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름을 의미한다.

왼쪽부터 배구선구 김연경, 김기현의원, 원로가수 남진(사진=연합뉴스)

열린 마음을 가지고 사회 개혁에도 일정 부분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런 남진이 부자당 대표 후보 김기현을 지지한다? 김의 요술(妖術)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스타와의 한 컷' 사진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첫 생각은 이랬다. 남진도 별 수 없구나. 나이 80 가까이 되어가니 그런가 보다. 진보연(然) 하던 사람이 태극기부대가 되어 날뛰는 이가 얼마나 많은가? 남진을 탓할 게 아니라 세월을 탓해야지....

오해였다. 남진의 설명에 따르면, 김기현은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 그날 처음 만났다고 했다. 함께 사진 찍자는 데 마다할 스타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꽃다발도 김의원 측이 준비해 온 것이라고 했다.

남진은 그런 사진을 허락도 없이 SNS에 올린 데 대해 당혹스러울 뿐 아니라 무례한 일이라고 했다. 김연경도 남진과 비슷한 입장이라고 그녀의 소속사가 밝혔다. 김기현은 사진으로 우사(愚事)를 범한 꼴이 되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을 목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특히 요즘 정치인들이 명심해야 할 말이다. 과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얼렁뚱땅 만들어낸 결과로 일을 처리하면 어떻게 될까.

사회가 뒤숭숭하다. 물가가 폭등해서 서민 경제가 위협받고 있다. 타개책을 못 찾는 현 정권은 모든 탓을 이전 정부에 돌린다. 용렬하기 짝이 없다. 정권 담당자는 어려운 문제까지 해결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

토마스 프랭크 지음, 김병순 옮김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갈라파고스, 2012년 5월 출판)

사사건건 전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정권 잡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토로하는 것밖에 안 된다. 김기현도 걸핏하면 전 정권 타령이다. 국민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투표에 신중함이 결여되어 있었으니까.

잘못 투표한 사람들에게 책 한 권 권하면서 글을 맺으려 한다. 미국의 언론인이자 역사학자인 토마스 프랭크가 썼다. 책 제목이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갈라파고스)이다. 깨달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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