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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식 칼럼] 주한미군 우주군사령부? MD 전초기지가 되는 한국

기사승인 2022.12.04  17: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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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

미국이 인도-태평양사령부(인태사령부)에 우주군사령부를 창설한 데 이어 주한미군에도 우주군구성사령부(component command)를 올해 내 수립할 예정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장거리 미사일을 우주에서도 탐지·추적해 미국 본토에 대한 방어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떠오른 논쟁이 있다. 2017년 9월 당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사이의 설전이 바로 그것이다. 밥 우드워드의 <공포 : 백악관의 트럼프>에 따르면, 트럼프는 왜 한국한테 10억 달러도 받지 않고 사드(THAAD)를 배치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매티스는 "미국은 한국을 위해 사드 배치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국을 돕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우드워드는 미군이 한국에서 극비로 운영하는 '특별 접근 프로그램(Special Access Programs)' 덕분에 "미국은 북한이 미국을 향해 ICBM 발사하면 7초 이내에 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사일방어(MD)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즉, 적의 미사일 발사를 빨리 탐지·추적할수록 요격 확률도 높일 수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이 바로 경북 성주 소성리에 배치된 사드 포대이다. 이 포대에 속한 AN/TPY-2 레이더를 전투지휘통제관리(C2BMC)와 연동하면 이 레이더를 미국 주도의 글로벌 MD 체제의 '눈'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실적으로 주한미군이 북한의 ICBM을 탐지해 미국 본토 방어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 자산은 성주 레이더가 유일하다. '종말 모드'로 운용 중이라는 성주 레이더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전진 배치 모드', 즉 글로벌 MD의 자산으로도 겸용할 수 있다. 주한미군이 우주군사령부 창설 계획을 밝힌 것이 결국 성주 레이더를 업그레이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은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다.

▲ 지난 2017년 3월 6일 주한미군 오산기지에 도착한 사드 발사대 2기 ⓒ한미연합사령부

이미 필자는 11월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의 핵심적인 내용은 북한위협론을 구실로 삼아 한미일 MD를 가속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주한미군 우주군사령부 창설 계획까지 나오면서 한국이 미국 MD의 전초기지가 되어가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특히 그 핵심에는 성주 사드가 똬리를 틀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임스 디킨슨 미국 우주사령관이 "우리는 북한의 모든 유형의 미사일 활동과 관련해 가능한 한 빨리 경고를 줄 수 있는 시스템 조합을 어떻게 통합할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만약 성주 레이더를 MD 작전의 '두뇌'에 해당하는 C2BMC와 연동하면, 이는 미국의 명백한 약속 위반에 해당된다. 주한미군은 2017년 9월 사드 배치 당시 성주 레이더는 오로지 북한 미사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데에만 이용될 것이라고 밝혔었기 때문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미국은 MD를 확대·강화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의 효용성이 감소되어 북핵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한일과 함께 MD를 강화할수록 북한도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하는 악순환의 확대재생산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도 국내에선 MD 논쟁마저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진지하게 되물어야 할 때이다. 사드 배치 당시 정부와 대다수 언론은 한국의 3분의 2가 북핵 공포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었다. 그런데 같은 입으로 요즘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한국전쟁 이래 최악의 안보 위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묻게 된다. 사드를 비롯한 MD가 대폭 강화되고 있는데, 왜 북핵을 비롯한 안보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가? 혹시 MD가 그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편집부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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