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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박홍진의 '초겨울 비가(悲歌)'

기사승인 2022.11.19  23: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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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비가(悲歌)           

                詩 / 박홍진

가을도 아닌
그렇다고 겨울도 아닌
온통 잿빛 하늘

황망히 서성이는
시절의 혼외자처럼
황천을 떠도는
저들은 누구인가

숨 쉬고 싶어요
살고 싶어요
제발 살려 주세요
그 아무도 없나요?

강 건너 불빛 보듯
그렇게 보고만 있는 눈동자들
팔짱을 낀 채로
보낸 젊은이들

채 피지도 못하고
떠나야만 했던 158위의 꽃

잊으라 부르지 마라
추도는 말 없이 하는 것
그런 것이 참된 슬픔?

'웃기고 있네, 이 XX들!'
 

희생된 아까운 이름들

목 놓아 부르고 또 부르련다

황천에 떠도는

그들의 넋이라도 위로하고파

오늘도 서성이는 이태원 좁은 골목

가을도 아니고

그렇다고 겨울도 아닌

이 회색 빛 초겨울에...

 

 

 

 

 

 

 

 

 

 

ㄱ가

 

 

 

 

 

*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온다. 계절의 변화는 자연의 법칙이다. 10월 29일, 158위의 푸릇한 싹들이 피어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떴다. 지금은 11월 중순, 가을이 가고 겨울을 맞을 때다. 쉽게 겨울로 가지 못하는 이유에 시인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끌어들인다. 오늘도 애곡하는 소리가 전국에 진동했다. 민심이 화가 났다. 시인은 가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이 계절을 회색빛 하늘이라고 표현한다. 그래도 희생된 넋, 이름이라도 부르며 추도해 주어야 하지 않나. 애닯어라 추위는 다가오는데... 그들의 몸이 추위에 떨지는 않을까? 시절을 방황하듯 서성이고 있는 발걸음이다. 따뜻한 마음이 좋다. 오래도록 이럴 수만 있다면! 하지만 혹한이 몰려오고 있다. 겨울 공화국이 도래하고 있다!(耳穆)

 

 

 

취재부 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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