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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군주민수(君舟民水)의 교훈

기사승인 2022.08.06  12: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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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D)

선진국에 진입했다는 우리나라 정권이 이렇게 엉성할 줄은 미처 몰랐다. 대통령제 국가라고 해도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니라 조직이 국가를 움직이는 것이니만큼 그런대로 나라가 굴러갈 줄 알았다. 그렇게 믿었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100일도 안 되었는데 나라가 휘청거리고 있다. 원하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 되었다고 해서 이러한 상황을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건 국민의 도리가 아니다. 어쨌든 우리는 운명 공동체이다.

나라가 잘못 될 때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 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중반대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오죽했으면 대선 승리와 지방선거에 승리한 여당이 비상사태를 선언했겠는가.

국힘당 대선 후보로 윤석열을 선택했을 때부터 지금과 같은 상황은 예견된 것이었다. 반문재인 정서 하나만을 생각하고 억하심정으로 대선에 임한 결과다. 투표는 감정이 아니라 이성의 결과가 되어야 한다.

정부와 당에 머리가 제대로 작동하는 사람이 없는 것도 한 이유가 되는 것 같다. 옆에서 돕는 참모들도 마찬가지다. 주군이 정치를 모르면 참모들이 보완을 해 주어야 한다. 보완은커녕 줄레줄레 따라가는 모습이다.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를 밀어부친 이상민 행안부장관(좌0과 초대경찰국장으로 임명된 김순호 치안감

더 가관인 것은 개혁이랍시고 내놓은 정책들이다. 개혁할 것이 있으면 정권 잡고 100일 이내에 밀어붙여 관철시켜야 한다. 이것이 미국에서 말하는 소위 개혁하기 좋은 첫 100일(The first 100 days)이다.

이것도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24%까지 내려갔다. 무지몽매한 사람들이 개혁은 100일 내에 해야 한다는 말은 어디서 들은 것 같다.

그래서 별 준비 없이 내놓은 것이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와 만5세 초등학교 입학안이다. 둘 다 국민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경찰국 설치는 유신 독재 시절의 내무부 치안본부를 연상케 한다.

경찰서장들이 경찰국 설치에 대해 반대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회의를 개최했다.

경찰을 장악하겠다는 정권의 욕심 이외에 다른 것으로 읽혀지지 않는다. 역사의 후퇴는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더욱이 경찰국장으로 임명된 이가 운동권 동지 팔아 경찰로 특채되었고 승승장구한 사람이라니!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은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되외시한 결정이다. 진보와 보수, 중앙과 지역, 계급과 계층을 불문하고 지금 반대하고 있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을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가두려 하다니!

이것이 우민화 정책의 일환이 아니고 무얼까. 백년대계가 되어야 할 교육정책이 깊이 있는 연구와 여론 수렴 없이 졸속으로 처리하는 데 대한 반발이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권, 오래 못 간다.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안을 준비한 박순애 교육부장관

경찰국과 만 5세 입학 문제는 윤석열 정권에 부메랑이 될 것이다. 나아가 그들의 국정 동력에 발목을 잡을 것이다. 전 정권의 정책을 뒤집는 것이 개혁이 아니다. 국민 전체의 행복에 초점을 맞춘 개혁이 되어야 한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여론을 도외시한 국정은 정권 쇠멸의 원인이 된다. 역사에서 되풀이 경험하는 것 아닌가. 윤석열은 선택한 것은 국민이다. 선택한 국민의 책임도 적지 않다. 사자성어 하나가 떠오른다.

군주민수(君舟民水).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라는 뜻이다. 뒤에 오는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수소이재주(水所以載舟) 역소이복주(亦所以覆舟)'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 이것이 민심이다.

만 5세 조기 입학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정권 담당자들이 두려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말이다. 나라에는 국격이 있고, 사람에겐 인격이라는 게 있다.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이 요구된다. 좀 생각하면서 국정을 운영하기 바란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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