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들은 누구에게 배울까요?
이틀 전,
붉은머리오목눈이 어미들이
먹이를 나르기 시작한 것 같아
어미가 없는 틈을 타서
둥지를 잠깐 들여다 봤습니다.
30m 떨어진 곳에서 저렇게.... |
아이구, 어느새
새끼 4마리가 부쩍 많이 자라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내가 알을 발견했을 때
이미 새끼가 태어나기 직전이었던가 봐요.
처음엔 산수국 위의 매실나무에서, 나중엔 오른쪽 구골목서 아래에서 땅으로 날아들더군요. |
어제 저녁때까지도
가랑비가 끊임없이 내리는 가운데
어미들이 부지런히 먹이를 나르는 걸 봤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사진을 찍으려고
망원렌즈를 장착하고서 아무리 기다려도
어미들이 드나드는 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둥지에서 나오며 주변을 살피고 있습니다. 어디 있는지 보이시나요? 중간 왼쪽 꼭대기 아래에 있어요. |
20분 뒤쯤 가서 확인하였더니
아이고, 둥지가 텅텅 비어 있었습니다.
부슬비가 내리는 아침에 일찍 이소를 하였나 봅니다.
새끼들이 둥지를 떠나는 걸 또 못 봤습니다.
그런데 새들은
총이 위험하다는 걸 어떻게 알까요?
어미가 대를 이어 교육을 하는 걸까요?
아니면 유전인자가 그런 것일까요?
이렇게 푸르륵.... |
둥지에서 30m 가량이나 떨어진 데크에서
내가 망원렌즈를 설치하고 기다리는데
처음엔 둥지 위의 매실나무에서 아래에 있는
산수국 꼭대기의 둥지로 바로 가더니...
새끼의 똥을 입에 물고.... |
사람이 보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서는
방향을 달리하여 반대쪽의 구골목서 나무에서
마치 땅바닥을 기듯이
둥지가 있는 산수국 아래로 날아 들어
꼭대기에 있는 둥지로 올라가더군요.
이틀 전에 봤던 마지막 모습 |
망원렌즈를 총으로 인식하는 거겠지요.
겁내지 않고 좋은 모델이 되어서 둥지에 드나들면
내가 예쁘게 찍어 널리 자랑할 텐데 말입니다.
아무튼 이소한 붉은머리오목눈이 새끼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빕니다.
조금 전, 오늘 아침 10시에 본 둥지. |
정윤영 gcilbo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