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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신달자의 '1월'

기사승인 2022.01.22  1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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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詩 / 신달자

때는 새벽
1월의 시간이여 걸어오라
문 밖에 놓인 냉수 한 그릇에
발 담그고 들어오면
포옥 삶아 깨끗한
새 수건으로
네 발 씻어 주련다
자세는 무릎을 꿇고
이마엔
송글송글 땀방울도
환히 미소 지어리니
나의 두 손은 잠시
가슴에 묻은 채 쉬리라.

* 1월 1일이 엊그제였는데 벌써 하순으로 접어들었다. 시간의 흐름이 그만큼 빠르게 느껴진다는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시인은 그런데엔 관심이 없다. 시간의 흐름을 문학으로 그리고 시로 형상화하고 있다. 그러니 시간을 '걸어오라'며 당당함을 드러낸다. 불가시적인 것을 가시적 언어로 표현한 것은 시니까 가능한 것이다. 시인의 다소곳한 마음은 계속 업그레이드되어 아름답게 수놓인다. 냉수 한 그릇에 발 담그고 들어오면 수건, 그것도 깨끗한 수건으로 씻어주겠다고 한다. 시간을 얼마나 귀하게 여겼으면 이런 자세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으려나. 송글송글 땀방울의 노고도 환한 미소로 승화하고 두 손을 가슴에, 마음에 묻은 채 쉬겠다고 다짐한다. 경건의 분위기에서 아름다움이 불꽃처럼 피어오른다. 이런 게 바로 시(詩)다(耳穆).

취재부 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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