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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순례] ③ 경주시 외동도서관

기사승인 2021.10.23  01: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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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모르겠지만 외동도서관의 표어가 마음에 들었다. "도서관은 당신께 귀한 선물이고 싶습니다" 부언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 표어에 도서관의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읍 소재지에 있는 도서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들어가면서 했다.

1988년에 세워졌다고 하니 어언 33년의 세월이 흘렀다. 층마다 이용객의 중첩된 발자국이 묻어나는 것 같았고, 각 방마다 학습의 잔영들이 어른거렸다. 오래된 도서관이라는 것을 말해주기도 하지만 새로운 건축을 목 말라하고 있는 듯 보였다.

읍 단위 도서관임에도 이용자가 하루 1백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정도면 도서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외동읍민뿐 아니라 인접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적지않게 이용하고 있다고 하니 도서관이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하겠다.

이용자들 중 빼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 외국인노동자들이라고 한다. 외동읍과 인근 지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어겐 이곳 도서관이 쉼터이자 한국을 알아가는 센터가 되고 있다. 도서관에서도 이들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세심하게 체크하고 있다.

시ㆍ군에서 운영하는 공공 도서관과는 달리 외동도서관은 경북교육청 관할이다. 교육청 소속 도서관이 기초자치단체별로 한 군데 이상씩 설립ㆍ운영하려고 하지만 아직 다 채워지지는 않고 있는 것 같았다. 도서관의 활성화는 바로 국력과 직결된다.

공장도 필요하고 대형 마켓도 있어야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물질에 더해 정신적 자양분 축적 없이는 온전한 사람이 될 수가 없다. 마을마다 중앙에 도서관이 터 하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끊임없이 정신을 여물어 가게 하는 곳...

외동도서관 장서 수가 궁금했다. 10만 여권이라 했다. 이곳 도서관의 책들이 지역주민들의 활자를 향한 눈빛으로 바래기를 바란다. 이영분 관장에게 주민들의 독서 경향에 대해 물어 보았다. 아무래도 인터넷의 영향으로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든 것만은 사실이다.

이 관장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만 인터넷과 도서는 각자 고유 영역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청소년들을 위해 전자책, DVD 등을 구비해서 흐름에 무디지 않으려 애쓴다고 했다.

도서관 건물이 오래된 탓에 틈틈이 낡은 티가 난다고 했다. 12명(계약직 포함)의 직원들이 끊임없이 손으로 소장 도서와 건물을 갈고 닦는다. 그러니까 이 정도의 청결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 이용자들과 직원들이 허물없이 지내는 가족적인 분위기도 이 도서관이 가진 장점이다.

외동도서관은 대지 642평에 건평 284평으로 된 2층 건물이다. 30여년 전에 건축했기 때문에 승강기가 없다. 장애인과 노인분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따를 것 같다. 고령화 사회가 급격히 진전되고 있는데 말이다. 예산을 확보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날을 기대한다.

도서관 1층은 사무실, 종합자료실, 자유열람실, 관장실, 보존서고 등이 자리잡고 있다. 계단을 올라 2층에 이르면 책 놀이터, 디지털자료실, 어린이 자료실, 문화교실 등이 있는데, 내가 방문한 날도 문화교실에서 그림공부를 한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들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 관장에게 외동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감회가 있을 것 같다고 넘겨짚어 보았다.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지역 주민들을 책을 통해 섬긴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인격은 직접 체험에 간접 경험이 어우러져 갖춰지는 것인데, 주민들이 올바른 인격을 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우려고 한다. 도서관은 한 지역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산소를 끊임없이 공급해 주는... "

취재부 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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