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오늘의 시] 도종환의 '병든 짐승'

기사승인 2021.07.24  16:32:46

공유
default_news_ad1

                  병든 짐승

 

                                   詩 / 도종환

 

산짐승은 몸에 병이 들면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다

숲이 내려 보내는 바람소리에 귀를 세우고

제 혀로 상처를 핥으며 

아픈 시간이 몸을 지나가길 기다린다

 

나도 가만히 있자.

 

사람은 누구나 병을 가지고 있다. 육신의 병이 아니면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시인은 산짐승을 소환해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다. 산짐승은 병이 침입할 때 의연하게 대처한다. 주위 환경을 살핀다. 아픈 짐승의 지혜이다. 숲은 산짐승의 생활 터전이다. 바람을 보내어 위로한다. 곧 나을 거라고.... 숲의 위로에 힘을 얻어 혀로 상처를 핥는 산짐승은 시간의 경과를 기다린다. 자신의 병 나음은 시간에 달려 있다. 애걸복걸하지 않는 모습이 퍽 성숙해 보인다. 시인도 그 방법을 택한다. 나도 가만히 있자(耳穆).

취재부 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