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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주년 현충일 기념시 : '성(省)-호국 영령 앞에서(정어린 詩)

기사승인 2021.06.06  14: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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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省) - 호국 영령 앞에서

                                             詩 / 정어린

빈손으로 무심코 왔습니다.

열렬한 날에도 두터운 옷을 벚지 못했습니다.

 

역사 책 한 권 밤새워 읽지 않고

담그늘 민들레에게 얼핏 눈길도 못 주었습니다. 

 

오늘까지도 늦잠에서 깨어 허겁지겁 평화의

버스를 타고 희생의 오솔길로 걷습니다.

 

사욕 창고에 진미 탄알을 그득 채우고

이기적 욕망으로 포격했습니다.

 

위대한 주검에 쾌변을 쏟는 것 조차

얼마나 큰 몰염치인지

 

치열한 생존 트랙에 은밀한 헛기침이 

얼마나 큰 죄악인지

 

손바닥으로 소독액을 비비며 자꾸 되묻습니다.

 

 

* '공수래(空手來) 공수거(空手去)'라고 했다. '적신(赤身)으로 와서 적신으로 돌아간다'고도 했다. 무개념으로 아무렇게나 살다 가라는 말이 아니다. 의미 있게 살다가 선한 영향을 남기고 가라는 말이다. 이런 것 중 순국선열의 삶만한 것이 있을까. 오늘은 제66주년 현충일이다. 정어린 시인이 '성(省) - 호국 영령 앞에서'란 시를 보내왔다. 현충일을 맞이하는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시다. 정 시인은 학창 시절부터 선열들의 소중함을 사회 곳곳에서 찾는 노력을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늦잠에서 깨어.... 허겁지겁 평화의 버스를 타고 오솔길을 걷습니다'하고 고백한다. 물론 겸양지사이다. 이후의 표현은 그렇지 않음을 강조한 반어적 표현이다. '이기적 욕망', '몰염치', '헛기침' 이것을 '죄악'으로 귀결시키는 것.... 제목이 '성(省)'이다. 그것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놓은 것이 마지막 구절이다. '손바닥으로 소독액을 비비며 자꾸 되묻습니다.' 순국선열로 인해 존재 가치를 더하는 우리가 가질 태도이다(耳穆).

정규훈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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