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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경남 합천군 황매산에서...

기사승인 2021.05.06  23: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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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경남 합천군 황매산에서...

이것도 병이라면 아주 큰 병입니다.

매년 어린이날 근처가 되면 철쭉꽃이 보고 싶어서 엉덩이가 들썩거리니까요.

작년에는 출입 자체를 막는 바람에 철쭉꽃을 못 봤고, 올해는 황매산 방문을 자제하라는 합천군의 홍보성 기사만 보이고 관광객의 출입을 막지는 않는다고 하데요. 얼씨구나! 했습니다.

(실제로 3,000원의 주차료를 받았고 안내 요원들도 많이 배치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3대 철쭉 군락지가 있답니다. 첫 번째가 합천 황매산이요 다음은 남원 쪽의 지리산의 바래봉, 그리고 영주시와 단양군에 걸쳐서 있는 소백산 연화봉이랍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두 곳보다 올라가기가 쉬운 황매산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알겠지만 태백산맥의 끝부분입니다. 경남 산청군과 합천군의 사이에 있다 보니 경쟁적으로 홍보를 하더군요. 황매산의 능선을 따라서 경계가 갈리니 산청으로 올라가도 합천으로 올라도 정상에서는 만납니다.

저 멀리 뾰족하게 보이는 봉우리가 황매산(1,108m) 정상입니다. 그 아래에 광활한 황매평전(黃梅平田)이 펼쳐져 있습니다. 십수 년 전에는 소를 키우던 목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보다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를 촬영한 장소로 훨씬 더 유명한 곳이지요. 오래 전에 봤던 영화라서 줄거리는 희미합니다만 조각처럼 잘 생긴 최고의 배우 장동건과 원빈의 열연이 뚜렷하게 기억나는 영화였습니다.

저곳에 앉아서 황매평전을 바라보면 '해발 700~900m 넘는 곳에 이렇게나 멋진 곳이 있다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재작년에 왔을 때는 시원한 아이스·바를 깨물며 더위를 식혔는데 오늘은 다른 장소를 옮겨 갔더군요.

제 친구는 혼잣말처럼 "말을 타고 한 바퀴 돌면 참 멋있겠다"고 합니다.

분홍빛 색감이 예쁘기만 한데, 앞서 가던 분들은 색감이 예전만 못하다고 합니다.

제가 황매산을 오른 횟수를 꼽아 보니 여섯 번 정도 되는데, 오늘 바라본 꽃의 색감이 두 번째로 좋았습니다. 진분홍의 비단이라고나 할까요? 미세먼지에 지친 안구의 정화에도 최고의 풍광입니다.

TV에 나오는 *꽃보다 할배*는 아니구요 할저씨쯤 될 것 같습니다. "할저씨"는 (할아버지+아저씨)의 합성어인데 55세에서 65세 사이의 어중간한 노년 세대를 지칭한다고 하네요.

표정들이 조금 어색하기는 합니다. 할저씨 4명이서 사람 키보다 더 큰 철쭉꽃 사이로 난 고샅길을 따라서 두 시간이나 걸었습니다. 오늘따라 따스하게 느껴지는 햇살과 산들바람이 뒤따라와서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한 바퀴를 다 돌았으니 이제는 내려가야겠지요. 내년에도 어김없이 이곳을 찾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황매산에 올랐으면 참 좋겠습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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