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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립박물관을 둘러보고 2

기사승인 2021.05.05  20: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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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김천시립박물관이 코로나 국면에서 해야 할 것이 유물을 관람객 친화적으로 손 보는 일이다. 대체로 선사시대 역사시대(고대-중세-근대-현대)로 시대구분을 한 가운데 주제별로 전시되어 있다. 혹 시대에 배치되거나 주제에 어긋나는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체크해 보아야 한다.

한 보름 전 본 신문에 ‘김천시립박물관....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며’라는 글을 써서 올린 적이 있다. 여기서 유물 유적에 오탈자를 찾아 바로잡는 일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지인이 그런 것을 발견하고 한 말인지 물어왔다. 다시 한 번 박물관을 둘러봤다.

박물관 관리에 도움이 될까 하여 수정해야 할 부분을 적기(摘記)하려 한다. 코로나19로 관람객이 많지 않을 때 교정하면 좋을 것이다. 두서 없이 나열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첫째 줄, 'Confucianism'을 누군가가 단어 중간의 'c'를 지워서 'Confu ianism'으로 만들어 놓았다. 역시 같은 줄에 나오는 'governing'을 철자 'r'을 지워 'gove ning'가 되었다. 곳곳에 이런 것이 보였다. 관람객의 장난으로 보이지만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영어 설명 중 스펠링을 지워 보기가 민망한 곳이 여러 군데 발견되었다. 관람객들이 호기심으로 한 짓 같은데, 박물관을 관람할 정도의 교양인이라면 이런 호기심을 발동해서는 안 된다. 박물관 관계자들은 이런 부분이 발견되는 대로 원상 회복시켜 주면 좋겠다.

'김천의 천주교'를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둘째 줄 '천주교인들에 의해 전례된 것으로 추정된다'에서 '전례'는 '전래'로 교정되어야 한다. 또 셋째 줄, '김천의 발단된 농업과'에서 '발단'은 '발달'로 바로 잡아야 한다.

‘김천의 천주교’ 난에서 ‘김천으로 온 천주교인들에 의해 전례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문장의 ‘전례’는 ‘전래’의 오기이다. 또 같은 난의 ‘김천의 발단된 농업’에서 ‘발단’은 ‘발달’로 수정해야 한다.

'첩정'을 설명하고 있는 부분인데, 다섯째 줄 '물품의 시가(市直)를 군수에게 보고하는'에서 '시가'의 한자 표기를 '市價'로 하는 것이 맞다. '市直'도 같은 뜻으로 사용될 수 있는 한자어이긴 하지만 이 때 독음은 '시가'가 아니라 '시치'라고 해야 한다. '直'은 '곧을 직'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값 치'로 사용되기도 했다.

첩정을 설명하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이 문서는 김천장의 도장都掌이 무인년戊寅 7월 11일 가게에서 판매하는 물품의 시가市直를 군수에게 보고하는 내용이다.’ 시중 물가를 설명하면서 ‘시가市直’라고 표기하고 있다. 여기서 直은 ‘곧을 직’으로 알고 있지만 아주 가끔 ‘값 치’로도 쓰이는 한자어이다. 그러니까 市直의 독음은 ‘시가’가 아니라 ‘시치’라고 표기해야 한다. 이런 단어는 잘 사용하지 않으니까. 시중 물가를 가리키는 단어로는 ‘시가(市價)’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1-7호 '금릉빗내농악' 설명 부분, 다섯째 줄 ''진陳'을 짜며 노는 진풀이인 군사진軍事陳 굿'에서 '陳'이 아니라 '陣' 자를 쓰는 게 맞다. 陳은 '늘어놓다'의 뜻이고 陣은 '진치다, 진영'의 뜻이다.

‘전통을 잇다, 김천의 무형문화재’ 코너의 ‘김천금릉빗내농악’에서 ‘판굿에서 농악대가 여러 가지 진陳을 짜며 노는 진풀이인 군사진軍事陳 굿이 두드러지는 점이 다른 농악놀이와 차이를 보인다’에서 陳은 陣으로 쓰는 것이 맞다. 앞의 陳은 ‘늘어놓다’는 뜻이고, 뒤의 陣은 ‘진영’ 곧 ‘군사의 대오를 배치한 곳’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러니까 軍事陣이 맞다.

김천도 역찰방 명단에서 박승건 등 여러 사람의 사망 연대가 표기되어 있지 않다.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영남의 제1관문, 김천’ ‘김천도역찰방’에 191명의 이름이 나온다. 그 중 25명이 출생 연대는 표기되어 있는데. 사망한 해가 없다. 사료의 미비로 확인할 길이 없어서 그런 것 같은데, 추적해서 밝히는 노력도 필요하다.

鳳凰臺詩(봉황대시)에서 둘째 연 '山與첨齊天一環'(산이 처마와 나란히 하늘과 맞닿았네)에서 한자 '처마 檐' 자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한글 '첨' 자가 자리하고 있어서 이빨 빠진 것처럼 부자연스럽다.

봉황대(鳳凰臺)라는 7언율시를 한글로 번역해 놓았다. 제2구 ‘山與簷齊天一環’(산이 처마와 나란히 하늘과 맞닿아 있네)의 簷(처마 첨) 자를 한자가 아닌 한글 ‘첨’으로 해 놓아 이 빠진 그릇처럼 보여 보기가 안 좋다. 簷이라는 한자어를 찾지 못해서 그렇게 했을 것 같지는 않다. 한자로 대치해야 한다.

'감문의 지배자' 설명 부분이다. 셋째 줄 '북한산주北漢山州 군주軍主 편품邊品'에서 사람의 이름인 邊品은 '편품'이 아니라 '변품'이 되어야 한다.

‘감문의 지배자’에서 ‘618년 금산당주金山幢主 해론奚論이 북한산주北漢山州 군주軍主 편품邊品과 함께’ 중 나오는 ‘편품(邊品)’은 ‘편품’이 아니라 ‘변품’으로 고쳐야 한다. ‘가 변(邊)’ 자를 ‘편’으로 쓰는 경우는 없다.

셋째 줄 '후한서後韓書 동이전東夷傳'에서 '後韓書'는 중국 宋나라 때 범엽이 지은 '後漢書'를 잘못 표기한 것이다. '後韓書'라는 책은 없다.

2층 제3 전시실 ‘나라를 세우다’ 설명문에서 ‘후한서後韓書 동이전東夷傳’은 ‘후한서後漢書 동이전東夷傳’으로 수정해야 한다. 後漢書는 중국 송나라의 범엽(范瞱, 398~446)이 지었다. ‘後韓書’란 책은 없다. 

작년 6월에 개관한 김천시립박물관은 대부분의 유물이 가지런히 잘 정리되어 있다. 준비한 손길들의 정성이 엿보인다. 이 글에서 지적한 것은 그야말로 '옥에티'와 같이 극히 미미한 부분이라는 것도 부언하고 싶다.

다른 것들도 비슷하지만 어린이와 박물관은 늘 관심을 갖고 돌보아야 하는 존재이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몇 가지 고치고 보완해야 할 점을 지적했다. 박물관에 대한 애정의 일단으로 받아들여 주면 좋겠다.

#김천시립박물관, #설명 오류, #코로나19, #관람객, #사명대사공원

* 혹시 잘못 지적한 곳이 있으면 독자제현들께서 바로잡아 주시기 바랍니다(필자 주). 

이명재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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