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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립박물관....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며

기사승인 2021.04.19  14: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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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작년 6월 22일이니까 김천시립박물관이 개관된 지 10개월여가 지났다. 기초자치단체에서 박물관을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개관 자체만으로 우리 시의 격을 한 단계 높인 것이 된다고 치하하였다.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의 문화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고부가가치를 갖고 있다. 따라서 많은 자치단체들이 문화와 관광을 결합시켜 관람객들을 불러 모으려 한다. 김천시의 문화관광재단 설립 움직임도 이런 흐름 위에 있다.

안타깝게도 김천시립박물관 개관과 맞물려 코로나19가 몰아닥쳤다. 박물관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유행할 땐 휴관을 하기까지 했다. 지금도 집합 장소를 피하라는 보건당국의 지침에 따라 관람객이 많지 않다.

김천시립박물관도 축소 운영을 하고 있는 듯하다. 전(廛)을 폈으면 손님이 많아야 하고, 박물관을 개관했으면 관람객으로 붐비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상술했듯이 코로나19로 인해 내외의 주객관적 환경이 지금 그렇지 못하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김천시립박물관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몇 가지 생각을 피력하려 한다. 먼저, 콘텐츠 개발에 힘쓰면 좋겠다. 박물관은 역사를 입체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살아있는 장소이다. 관람객을 끌 수 있는 동인(動因)을 찾아야 한다.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염두에 두고 몇 가지 제안을 하려 한다. 먼저, 각급 학교와 연계해 아이들의 학습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교과서에 매어 평면 학습을 진부하게 느끼는 아이들에게 유물 유적을 눈으로 확인하고 느낌을 글로 정리하게 하는 것은 역사 공부의 새로운 패턴으로 시의에 맞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둘째, 박물관에 대한 고정된 생각은 유물의 전시와 보관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 선을 넘어야 한다. 과거의 것으로 현재를 조망하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현재의 것으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문화복합공간으로 까지 영역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김천은 자두와 포도를 특산물로 생산하고 있다. 박물관에 포도 자두 코너를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포도 자두의 역사와 인간 신체에 주는 순기능, 품종 개량의 종류와 과정, 판로 전망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으면 관람객들의 눈을 붙들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박물관은 하드웨어(건물 공간)보다 소프트웨어(전시물) 갖추는 것이 더 어렵다. 따라서 후자를 위해서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향토 박물관의 전시물은 그 지역과 관계되는 유물이 많아야 하는데, 읍면동 단위로 유물 찾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일 것을 제안한다.

유물 찾기는 소극적 방법으론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적극적이고도 대대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운동을 벌이되 실적이 좋은 단체나 개인에게는 그것에 합당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 기증을 받되 가치 있는 문화재는 보상을 해서라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향토 작가 상설 전시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 김천은 일찍이 예향으로 알려져 있다. 훌륭한 예술가들이 많다. 그들의 작품을 받아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오늘의 작품은 내일의 문화재로 이어진다. 이것은 향토 작가를 널리 알리는 의미뿐 아니라 작가들에겐 힘을 북돋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사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박물관도 예외일 수 없다. 이럴 때 박물관 종사자들은 내실을 기하는 일에 시간과 노동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 관람객 중심으로 전시공간을 재배치하는 일, 유물 유적 설명에서 오탈자를 발견 교정하는 일 등도 지금 해야 할 일이다.

아이와 박물관의 공통점은 계속 돌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놓고 손을 놓으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박물관도 개관만 해 놓고 자족한다면 그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늘 눈길을 주며 미비점을 보완해 갈 때 살아있는 박물관이 된다.

우리나라 박물관의 역사는 1세기 남짓된다. 국립 공립 사립 대학 등 박물관의 외연도 많이 확대되었다. 박물관이 초창기엔 학술 연구에 비중을 두고 있었다면 지금은 여가를 이용해 문화활동이 이루어지는 종합문화공간으로써 인식되고 있다. 김천시립박물관도 이런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명재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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