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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1민족기의절에 생각해 본다

기사승인 2021.03.01  09: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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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보윤식(함석헌평화연구소 소장)

황보윤식 소장(함석헌평화연구소)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의 뜻은?

자유라는 개념에는 많은 뜻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합성어에서 말하고 있는 자유라는 말은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뜻한다. 민주라는 말은 정치체제를 뜻하는 말이다.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은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의 정체(政體)를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라는 말은 인간의 자유를 뜻하는 말이 아니다. 자유경쟁에서 살 놈은 살아남고 죽을 놈은 죽어라는 뜻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사람들은 온통 경쟁 속에서 살다가 죽는다. 태어나면서부터 경쟁 속에 던져서 경쟁 속에서 헤엄쳐 나오는 놈은 살고 그렇지 못한 놈은 계단 밑에서 쪼그려 살아야 한다.

옛날 칼의 힘을 가진 자들에 의하여 인간사회는 지배와 피지배라는 사회구조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왕을 비롯한 엘리트 귀족 등은 좌식계급(일을 안 하고 놀고먹는)이 되었고, 노동으로 밥을 먹고 사는 생산계급은 피지배계급(주로 농민)으로 강제되었다.

좌식계급과 생산계급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다리가 놓여졌다. 그 다리를 중화문화권에서는 계단(階段)이라고 한다. 우리 땅의 경우를 보면 예부터 좌식계급의 대표적 존재인 왕이 거처하는 공간은 높은 단(段=축대)을 쌓고 그 위에 건물을 짓는다. 높은 단에 올린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하여서는 계단(階段)을 만들어 올라간다. 곧 위엄과 권위의 상징이 계단이다.

하여 왕의 주거공간은 주로 5단 이상의 축대(인공석)를 쌓고, 엘리트 귀족들은 주로 3단, 2단 등 돌로 석축를 쌓아 올린 다음 주거공간을 앉힌다. 평민들의 주거공간은 빗물이 들어오지 않은 정도의 자연석으로 1단의 축대를 쌓고 주거공간을 짓는다. 그래서 좌식계급과 생산계급의 신분 구분을 나타내는 것은 계단이 된다.

생산계급은 높은 계단 위에 앉아있는 좌식계급들을 늘 우러러보라는 뜻이다. 실내에서도 왕은 높은 곳에 위치한다. 그래서 높은 데 앉아있는 좌식계급들은 늘 내려다본다. 이렇게 해서 좌식계급과 생산계급은 건널 수 없는 다리=계단의 발생으로 계급사회가 만들어졌다.

좌식계급만이 올라가는 계단 속에서도 신분 구조가 또 만들어진다. 왕만이 올라가는 계단과 엘리트 귀족이 올라가는 계단이 구분되어 있다. 건물의 중앙계단은 왕만 올라갈 수 있다. 그래서 좌식계급의 우두머리인 왕이 그들 주거공간을 지을 때 계단은 늘 3개씩을 만든다. 중앙의 계단은 왕만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엘리트 귀족들은 좌우의 계단만 이용할 수 있다. 철저한 신분 논리다. 신분별로 계단이 다르다는 뜻에서 계급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계급 논리를 파괴한 것은 유럽이 먼저다. 계몽시대에 시민계급(상인)이 높은 계단 위에 앉아있는 좌식계급들의 권위/권력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였다. 돈이다. 재력이다. 상인계급들은 좌식계급에 대응하는 돈의 논리를 가지고 나왔다. 그래서 돈을 축적할 수 있는 수단은 자유경쟁이다.

여기서 자유롭게 경쟁해서 돈은 번다는 의미의 자유주의가 나오게 되었다. 그러니까 처음의 자유라는 말은 자유경쟁, 자유시장, 시장경쟁이라는 뜻을 가지고 나왔다. 따라서 경쟁 논리는 남에 대한 배려가 없다. 남을 죽여야 내가 산다는 논리를 말한다. 자본주의와 함께 존재하는 개념이 자유라는 용어다.

자본주의가 망하면 자유라는 용어도 사라지게 된다. 자본주의에서 말하는 자유에는 인간의 행복과 인간의 평화적 가치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라는 합성어에서 말하는 자유는 인간의 자유를 뜻하지 않는다. 곧 대한민국은 자본가의 나라요, 엘리트 정치꾼/관료들의 나라라는 뜻이다. 곧 좌식계급의 나라를 뜻한다. 생산계급인 민중/민인의 나라를 뜻하지 않는다.

자유라는 명사는 '생명의 존귀'를 뜻한다. 곧 천부적인 생명의 자연스러움을 뜻한다. 자연 그 자체가 자유다. 인간의 법률과 인간의 제도 등에 제한을 받아서는 안 되는 본질이 자유다. 인간의 인위적인 법이나 제도에 의한 간섭과 통제, 제한을 받는다면, 이미 자유가 아니다.

곧 어떠한 인위적인 법/제도/구조로도 인간의 천부적 자유는 제한/간섭을 받아서는 안 되는 게 자유다. 다시 말하면 자유는 인간에 의해 주어지는 피동체가 아니다.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자율체이다. 그래서 자신이 가지는 진정한 자유는 인간에 대한 존엄성에서 출발한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심을 갖는 게 자유다.

어린이나 학생들은 관리하거나 가르치는 제자이기 이전에, 하나의 고귀한 자유를 지닌 인간존재다. 존귀한 인간생명체이다. 남을 그르치게 만드는 언사나 행동은 이미 자신이 자유인이 아니고 노예라는 뜻이다. 요즘 세태로 볼 때 자유인이 아니고 노예로 사는 전형적인 사람 중에 대표적인 이가 전광훈이라는 생각이 든다.

황보윤식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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