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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만사천육백일의 행복.... 교육장을 퇴임하면서

기사승인 2021.02.27  00: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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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숙자(김천교육지원청 교육장)

2월 25일 퇴임식을 가진 김천교육지원청 마숙자 교육장

40년 전, 초등학교 교사 첫 발령! 1981년 3월 2일 월요일 아침.

노란 프리지아 꽃 한 다발 안고서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영천 북안초등학교 교문을 들어섰던 스물 두 살 새내기 교사는 어느덧 40년 세월을 지나 흰머리와 주름살이 자연스러운 60대가 되었습니다. 참으로 한 순간인 듯합니다.

이번 2월 28일자 교육장 임기 만료로 인하여 정년을 6개월 앞두고 퇴임을 해야 하는 상황에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경북 교육을 위해서 주어진 자리에서 나름대로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였기에 제 선택에 후회 또한 없습니다.

평소 ‘교육은 사람을 남기는 일이라 매 순간 정성을 다하면 이긴다’는 저의 다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던 지난 40년간의 교직생활은 어렵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출근하는 매일이 즐겁고 신났던 참으로 선물 같은 날들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지금까지 저를 응원해주신 선배님과 후배님, 동기님, 함께 근무한 동료분, 제자들과 학부모님, 지역사회 단체와 기관장님 등 많은 귀한 분들의 마음 덕분입니다. 교직을 떠나면서 공직자로서 신조처럼 지키고 싶었던 신흠(申欽) 선생의 한시(漢詩) 한 구절을 떠올립니다.

「동천년로항장곡(桐千年老恒藏曲)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오동나무는 천년이 되어도 항상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결코 그 향기를 팔아 안락함을 구하지 않는다’

이 뜻처럼 지난 40년간 흔들림 없도록 자존심을 지키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당당하게 살려고 외롭게 노력했던 저 자신에게도 마지막으로, 스스로 칭찬하면서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물 같은 40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교사 16년 6월, 교감 3년, 교장 3년, 교육 전문직 17년 6월(장학사 10년, 장학관 7년 6월)의 재직 기간 동안 승진과 전직을 거듭하면서 귀한 분들이 보내주신 과분한 축하와 격려와 응원은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제가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이겨낼 수 있는 이유와 힘이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동안 잊지 않으시고 큰 사랑 보내주신 모든 분들의 성원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함께 한 인연의 귀한 정(情)을 가슴 속 깊이 담아 잊지 않도록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퇴임 후는 공직생활 마지막을 보낸 김천에서 생활하려 합니다. 고향도 아니고 연고도 없는 곳이지만, 행복 김천교육을 잘 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성원해 주신 많은 분들의 따뜻한 인심이 저를 머물게 해 주셨습니다. 사람 향기가 좋은 김천에서 행복한 삶이 되도록 선(善)한 일에 힘 다하겠습니다.

어느 날 비가 내리고… 눈이 오고… 또 날이 참 맑고 좋은 날… 문득 누군가 보고픈 사람이나 안부가 궁금한 사람이 생각나실 때 그 사람이 바로 저였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바람을 가지면서 그동안 성원해 주신 분들의 그리움에 답할 수 있도록 항상 정성 다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지나시는 길 연락 주시면 국수 한 그릇, 차 한 잔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날마다 기쁜 일 많은 행복한 날이시길 마음 모아 기원합니다. 한결같은 귀한 인정으로 성원을 보내주신 고마운 님들!

선물같은 일만사천육백일(一萬四千六百日) 행복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2021년 2월 25일

김천교육지원청에서 惠木 마숙자 드림

편집부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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