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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온기(溫氣)가 그리운 한겨울입니다.

기사승인 2021.01.18  20: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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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온기(溫氣)가 그리운 한겨울입니다.
 

             

          그 겨울의 시  
                        / 박노해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  ***  ***  ***  ***  ***  ***  ***


박노해...! 유명한 시인이라는데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시인의 시집을 사서 읽은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그의 시를 읽다보면 비슷한 시대를 살아서 그런지 공감이 갑니다.

그는 1957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고흥, 벌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일찌감치 상경하여 낮에는 노동자로 생활하며 돈을 벌고 밤에는 선린상고(야간부)를 다녔다고 하네요

1984년에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출간했는데, 군사정부의 금서 조치에도 100만 부 가까이 발간되었다구요.
이 한 권의 시집은 당시 잊혀진 계급이던 천만 노동자의 목소리가 되었고, 젊은 대학생들을 노동현장으로 뛰어 들게 까지 만들었다고 합니다
한참 뒤에야 알았지만 감시를 피하려고 사용했던 박노해라는 필명은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노동운동과는 거리가 먼
농부로 살아가는지라 시인이 쓴 시를 
다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가끔씩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힘겹게 살아 왔던 인생을 이해하려는 정도입니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은 어디로 갔는지 세찬 바람에다 눈발까지 흩날립니다.

시 속에서의 할머니 혼잣말처럼...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따뜻한 저녁 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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