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送舊迎新) 축시(祝詩)
- 사랑하는 아들에게
詩 / 정어린
어떻게 살아온 시간인데
무엇 때문에 버텨온 인생인데
이제 손 놓자고?
아쌀하게 떠나 보내자고?
미련없이 잊어버리자고?
이런 날이 또 오리라
이런 일이 또 닥치리라
- 다른 누구도 아닌 내게
그래, 그러니 버리고 비우자
그래야 그래야만
또 다시 채울 수 있을 것 아닌가!
* 한 해를 보내고 또 새해를 맞이한다. 현재를 과거로 보내는 데엔 진통이 따른다. 시인은 그 진통을 설의법을 동원해 거부한다. 순간 순간의 시간이 성에 차지 않아서일까? 그러나 삶의 방식이 어떠하든 보내주는 것이 순리이다. 시인은 이 시에서 '반발 -> 자포자기 -> 순응'의 형태로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자고 호소한다. 시의 제목이 '사랑하는 아들에게'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시이기도 하다. 신축년을 맞이하면서...(耳穆).
정어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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