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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한 농촌 초등학교를 찾아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리다.... 청도 남성현초등학교

기사승인 2020.11.03  22: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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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있어서 청도를 다녀왔습니다. 시간의 여유를 틈 타 한 초등학교를 취재했습니다. 어릴 적 다닌 고향의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라고 불렀음)를 떠올리며 말입니다. 경북 청도군 화양읍 남성현로에 위치한 남성현초등학교가 제가 탐방한 학교입니다.

널따란 운동장에 2층으로 된 교사(校舍)가 제법 위용을 자랑하고 있더군요. 지난 날 학생 수가 많았을 때는 수백을 헤아렸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전교생이 40여명밖에 안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더 따뜻한 교육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보기 좋더군요.

선생님들은 몇 분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운동장 모퉁이에 세워둔 자동차의 수로 볼 때 여러 분이 학생 지도에 수고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어 걱정입니다. 농촌 소재 학교들의 공통된 걱정거리일 겁니다. 작은 농촌 학교지만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 그리고 각 학년 담임선생님이 계시겠지요?

초등학교에 있는 놀이터는 어릴 적 우리에게 꿈의 동산이었습니다. 미끄럼틀 시소, 그네 거기에다 푹신한 모래로 일궈놓은 씨름장도 있었지요. 디즈니랜드 표 놀이기구를 빼고는 저희 어릴 때의 것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세월은 흘러도 동심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인가 봅니다.

변하지 않은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애국자연하는 사람은 차고 넘치지만 국가와 민족 그리고 이웃을 진정으로 위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이순신 장군은 우리나라의 참 영웅입니다. 닮고 싶다고 해서 쉽게 닮아지지 않는 영웅, 그래서 이순신 장군을 성웅(聖雄)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나무 학습원'이란 푯말이 보입니다. 나무의 전시장이라 할까요. 소나무 은행나무 감나무 철쭉에 사철나무도 보이는군요. 어린이가 자라나는 것을 나무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뒤 큰 돌에 새긴 '鄕情(향정)'은 무슨 뜻일까. '시골의 정?' 아니면 '정이 우러나는 고향?' 그 옆에는 '서용암 씨 교육 공적비'가 서 있습니다. 땅을 오밀조밀하게 사용하고 있어 정이 갑니다.

 

입구에 '청도 반시골'이란 푯말이 붙어 있습니다. 청도는 청도군을 일컫는 것일 텐데, '반시골'이란 글쎄, 반(反) 시골은 아닐 테고 아마 반(半)시골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요. 또 모르겠습니다. 청도는 홍시가 유명하니까 반 홍시를 뜻하는 반시(半柹)의 골? 그렇게 생각하고 농장 안을 보니 감나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네요. 청도읍의 근교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봐 도시 반, 시골 반의 뜻이지 싶습니다.

이런 모양의 그네는 그 역사가 유구합니다. 옛적 제가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에도 이런 그네였습니다. 추석 명절만 되면 동네의 언니 오빠들이 뒷동산 나무에 짚으로 엮은 그네를 탈 때에도 우린 신식 그네(?)를 즐긴 셈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 도령을 의식하고 타는 춘향이의 기분은 뒷동산 대목(大목)에 단 언니들의 그네가 거기에 가깝겠지요?

초등학교 놀이터에 빠지지 않고 서 있는 것이 안전수칙을 알려주는 판입니다. 만에 하나 놀다가 부주의로 작은 사고라도 나면 낭패입니다. 당장 다친 아이는 고통이 클 것이며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에게는 심적 고통 또한 적지 않을 것입니다. 말로 누누이 강조했을 테지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목적으로 이 사용수칙이 세워졌겠지요. 

시골 학교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오려 합니다. 정말 몇 년 후면 문을 닫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문을 닫도록 앉아서 보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남성현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이 원아 모집에 나섰습니다. 모집 현수막이 눈길을 끕니다. "내 아이를 위한 학교, 숲이 아름다운 학교로 오세요" 이 초청에 많은 유아가 응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취재부 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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