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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나상기의 '솔섬의 석양(夕陽)'

기사승인 2020.10.30  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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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섬의 석양(夕陽)

                詩 / 나상기

깊어가는 가을 
노을빛 석양에 
서해바다로 넘어가는 
붉은 해를 붙들고
가을을 달래는 솔섬 
龍이 如意珠를 물다

지평선을 바라보고 
서있는 작은 섬 
솔섬에 걸린 세월
소나무 잎 속으로
석양빛 해가 슬쩍 들어
龍이 如意珠 물고
지평선으로 내려간다

노을빛 물들어
석양으로 가는 솔섬 
깊어가는 가을
소나무 잎 줄기 품에
붉은 해 부등켜 안고
서해바다로 넘어 가려는데

하루 해 지는 시간에
서해로 찿아드는 
그리운 햇살은
노을빛 석양 못내 그리워
가을사랑 소나무 사이로
잠시 머물다 간다.

* 석양(夕陽), 저녁 노을은 두 가지의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다. 아름다움(美)과 이별(離別)의 의미가 그것이다. 아름다움은 기쁨의 심상이고 이별은 아무래도 슬픔과 연결된다. 이 시 '솔섬의 석양'에서 시인은 이 상반되는 개념을 하나로 만들고 있다. 철학의 영역을 시인이 넘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합리화시키는 장치가 용(龍)의 여의주(如意珠)이다. 솔섬에 가본 사람은 알리라. 용 형상의 소나무가 지는 해를 물고 있는 모양을...해가 용의 입에 물려 옴짝달싹 못하는 애절한 모습. 이 때 연민이 발동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 그러나 안심하라. 시인은 "용이 여의주를 물고 지평선으로 내려간다"며 독자를 안심시킨다. 이별과 아름다움이 융합되는 순간이다. 문학에 사랑이 빠질 수 없다. 시도 마찬가지이다. 시인은 아름다움과 이별의 융합을 "노을 빛 석양 못내 그리워 가을사랑 소나무 사이로 잠시 머물다 간다"며 사랑을 끌어들여 자연스럽게 승화시키고 있다. 이 시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솔섬의 노을에 대한 직접 체험이 요구된다 하겠다(耳穆).

나상기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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