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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코로나19 야전 사령관 김천의료원 김미경 원장

기사승인 2020.09.19  02: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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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함이 아름다울 때가 있다. 그 안에 진실과 순수함이 배어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김천의료원은 도회지의 대형 병원에 비해 아주 소박하다. 또 김미경 원장도 그런 아름다움을 풍기는 사람이다. 그래서 더 친근감이 가는지 모르겠다.
질긴 코로나19는 아직도 의료원을 감돌고 있었다. 현관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하고 방문록에 신상을 기록한 뒤 원장실로 올라갔다. 한바탕 전쟁을 치른 병사가 일 처리를 능숙하게 하듯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 당사자들이어서 하나하나가 믿음직스러웠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에서 빠지지 않을 김미경 원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우리는 앉자마자 김천의료원과 코로나19와 김 원장의 활동에 대해 대담을 시작했다. 긴 기간 의료인으로 살아온 경험은 답변에 막힘이 없게 했다. 지역민에 대한 사랑과 생명을 존중하는 사상의 발로가 아닐까 싶다.
9월 18일(金) 오후 3시에 만난 우리는 따뜻한 대화에서 김천의료원과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알면 풀리고 풀려면 소통해야 한다. 정부와 의사들의 갈등도 대화 부족의 탓이 컸다는 데에 참석자들이 의견을 모았다.
이날 대담에는 이명재 발행인과 김문수 편집자문위원장이 진행을 맡았고 박성숙 총무국장과 김은미 기자가 사진 및 녹음 그리고 최종 정리를 담당해 주었다. 대담 준비에 도움을 준 김천의료원 기획전략팀과 원장부속실 관계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편집자 주).

Q1. 여전히 바쁘시지요? 김천의료원 원장으로 부임하신지가 5년 반 되었더라구요. 일찍 마련했어야 할 자리인데 많이 늦었습니다. 김천일보 독자들에게 간단한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김천일보가 지역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바탕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김천의료원이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며 많은 시민과 국민여러분에게 위로를 받기도 하였는데 보내주신 성원과 마음을 잊지 않고 되돌려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2. 지역에 든든한 병원이 있다는 것 주민들의 삶에 활력소가 됩니다. 김천의료원을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역사, 인적 구성, 경영 방침 등)

A. 김천의료원은 1921년 김천 자혜의원으로 설립되어 내년이면 설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 깊은 병원입니다. 현재 4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부임 이후 진료기능 강화에 집중하여 신경과 및 정신과 등 신규 진료과 개설과 정형외과, 신장내과, 응급의학과 등 기존 진료과 보강에 노력하였고, 재활치료센터와 호스피스 병동 운영 등 외형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또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공공의료사업 확장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 및 공공보건 의료계획, 공공보건 프로그램 운영과 관련해 매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7월에는 주민 건강증진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병원입니다.

Q3. 김천의료원이 1921년에 개원을 했고, 출발 당시의 이름은 자혜의원이라고말씀하셨는데 100년 전통의 의미를 짚어봐 주십시오(의료 서비스로 지역에 기여한 점, 공공의료기관으로서 한 일 등...)

A. 100년의 역사를 가진 병원이 지역 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말씀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지역민의 기본적인 건강을 책임지며 단순한 진료수준에서 접근을 해왔었다면 최근의 트렌드는 공공의료의 확장성일 것입니다.

기본적인 진료기능을 바탕으로 두되 양질의 의료서비스와 공익적 의료서비스, 합리적 경영과 책임운영을 요구받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 시대에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김천의료원일 것입니다.

도내 의료 취약지를 돌아다니며 무료진료사업을 제공하는 ‘찾아가는 행복병원’과 노인인구 증가에 따라 많은 수요가 발생되고 있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그리고 최근 지역 내 현황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분만 산부인과 운영 등 결국에는 민간이 제공하기 힘든 필수의료서비스 및 미충족 의료서비스와 공공의료사업을 수행함으로써 국가보건의료정책에 기여해 온 점을 들고 싶습니다.

Q4. '김천의료원' 하면 '코로나19' 1차 창궐 때의 역할을 빼 놓을 수 없는데요, 그 얘기를 잠깐 하지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었다는 통지를 받았을 때 솔직한 심정이 어땠습니까?

A. 공공기관으로서 국가에서 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따랐지요. 그러나 일반 환자를 비우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아픔을 묵도하게 되었습니다. 보따리를 싸들고 떠나는 환자들을 보면서 ‘전쟁 통에 피난을 떠나는 국민들을 떠올렸다면 바로 이런 마음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또 처음 겪게 될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과 이를 현장에서 직접 마주쳐야 할 직원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결과적으로 끝까지 믿고 따라와 준 직원들에게 너무나 고마웠고 누구하나 2차 감염 사례 없이 건강하게 진료를 마칠 수 있었던 점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5. 전담병원에서 해제되고 두 달 여 만에 보고서라고 할 수 있는 책을 한 권 출판했습니다. <코로나19 사투의 현장에서>가 그 책이지요. 김 원장님을 비롯해 60 여 명이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병상 경험을 책으로 출판하신 적이 있습니까? 출판 준비는 일찍 하신 것 같은데요?

A. 이런 보고서 형식의 병상 경험을 책으로 출판한 것은 처음입니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면서 우리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어떤 큰 사건을 치르고 난 뒤 백서 형식으로 ‘기-승-전-결’의 전 과정을 남기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다른 형식, 즉 경험의 주체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로 채워 나가는 책자를 생각했던 것입니다.

도움을 주신 분들, 또 사투의 현장에서 열심히 뛰었던 의료진과 직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긴 것이지요. 인간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코로나19로 인해 사투의 현장에서 있었던 의료진과 직원들의 땀과 눈물을 그냥 보내기에는 안 될 것 같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지금까지 3쇄를 찍어 많은 분들이 읽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그 뒤 코로나19 재창궐 때 치료의 선경험으로 교본이 되고 있다는 말을 듣고 할 일을 했고나 하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Q6. 책을 읽어가다 보면 많은 직원들이 김 원장님의 리더십을 이야기합니다. 책 제목에 반영돼 있듯이 '사투(死鬪)'에는 단결이 제일 중요한데, 단결의 핵심어가 원장님의 리더십이었습니다. 어떤 내용의 리더십입니까?

A. 가장 어려울 때 리더십이라는 게 드러나는 것인가요. 함께 눈물을 흘리고 지켜나가면서 가장 바른 길로 선택되어져야만 환자도 지키고, 직원도 지키면서 김천과 경북, 나아가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죠. 제가 한 것은 별로 없구요, 단지 힘들어 하는 일을 제가 솔선수범한 것이 직원들의 자발적 움직임에 기제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힘 있는 리더십은 리더가 앞장서서 섬기고 먼저 실천할 때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나 되어 코로나19를 극복한 직원들에게 감사할 뿐이지요.

Q7. 김 원장님에 대한 별칭들이 떠돌아다니더군요. ‘여걸’이다, ‘작은 거인’이다. 이건 원장님의 활동 폭이 넓으면서도 깊다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천의료원을 경영하는 철학이랄까 지침이랄까 하는 것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만...

A. 이런 질문 자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웃음). 저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많은 분들과 의료원 운영에 대해 대화하면서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환자 중심, 시민 중심, 직원 안전 외에는 생각하는 것이 별로 없다고 할 것입니다. 공공의료가 가야하는 길에 대해서 시민들이 공공의료혜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Q8. 코로나19 신종 바이러스가 어떻게 될까요. 지나가는 전염병이면 걱정이 덜하겠습니다만 어떤 학자들은 코로나19가 변이를 거듭하면서 인간과 공생할 가능성까지 말하던데요. 감염병 전문의로서 어떤 예상을 하시는지요?

A. 안타까운 일이지만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네요. 예방 백신이 나올 때까지 말씀하신 대로 함께 공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의료원에서도 장기대책의 일환으로 격리공조음압시설을 완공하여 일반 환자와 코로나19환자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민여러분께서도 생활 속 방역에 중점을 두어 감염예방수칙을 잘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Q9. 김천의료원의 직원이 4백 여 명이라는 데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원장님이 부임하고 나서 흑자 경영으로 돌아섰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도립의료원의 만성적자는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요, 그런 이유로 2013년 진주의료원은 폐쇄되지 않았습니까? 김천의료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A. 직원들과 한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며 공공의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고 자부합니다. 그 바탕에는 시민들의 보내주신 뜨거운 지지와 사랑이 있었습니다. 부임 당시 누적된 부채와 적자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만 이후 최초의 법인세 납부를 시작으로 매해 흑자경영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작년(2019)에는 결산기준으로 약 30억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기도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에 성공하며 최상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10. '의사'  그러면 보통 시민들은 인술(仁術)을 떠올리게 되는데, 지금 원장님이 펼치는 의료 취약계층 진료 같은 것도 인술의 한 예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환자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김천의료원의 경영 철학으로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A. 의료원장을 하다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의료적으로 취약한 환경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 능력이 닫는 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 마음을 경영 철학에 담기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취약계층 안전망 사업이나 찾아가는 행복병원 등 공공의료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습니다. 공공병원으로서 롤 모델로 꼽을 수 있는 병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Q11. 냉랭한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전공의들을 비롯한 의사들의 집단행동, 어떻게 보세요? 자기 밥그릇 챙기기로 보는 시민들이 많습니다만...

A. 정부와 의사단체와의 대화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라고 봅니다.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할 말이 많이 있겠죠. 대화를 통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여러분께서도 우리나라 의료가 발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Q12. 앞에서도 잠깐 언급해 주셨습니다만 지금 우리 시에 산모들이 안심하고 출산할 수 있는 병원이 없습니다. 2년 전엔가 없어졌지요. 지난 6월 김천시의회 의장과의 인터뷰에서 그 문제에 대해 김천의료원과 이야기가 잘 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진척 상황의 윤곽을 말씀해 주실 수 있는지요?

A. 분만 산부인과의 부재로 많은 시민들이 불편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국고기능보강사업 신청을 통해 약 80억의 국비를 확정 받았습니다. 건강증진센터 이전과 관련해 설계를 진행 중입니다. 건강증진센터 이전이 끝나게 되면 기존 장소에 분만 산부인과 이전 및 리모델링을 하는 방안으로 계획을 수립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낮은 의료 수가 및 수요에 따라 향후 분만 산부인과 운영에 대한 인력이나 운영비에 대해서는 지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Q13. 가벼운 듯하면서도 중요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로 의사의 길로 들어섭니다. 사표(師表)로 삼는 의료인(의사)이 혹 있으신지 묻고 싶구요, 원장님은 국내외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란 말을 듣고 있습니다. 사표와 봉사활동, 묶어서 소개해 주십시오.

A. 존경하는 의료인이 따로 있기보다는 의료인 모두를 존중하고자 합니다. 봉사활동은 어릴 때부터 관심이 많았고 앞으로 사는 동안 제가 해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한 기관을 책임지는 의료원장으로서 많은 제한을 받고 있기에 적극적인 활동을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 정식 재단을 만들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봉사는 사회를 아름답게 수놓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14. 시민들이 김천의료원을 보는 눈은 무척 따사롭습니다. 코로나19 사투에서 승리한 뒤 따뜻함의 정도가 더 강화된 것 같습니다. 이런 병원이 지역에 있다는 것이 복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추석도 다가오는데, 김천시민들에게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A. 따뜻한 눈으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들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또 우리가 이렇게 현장 일선에서 맡은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 동안 받아온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추석에는 가족 분들 만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모두 동참해 주시고 끝까지 힘내주시기를 당부 드리면서 이만 인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바쁘신 시간 이렇게 대담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지역 의료 발전을 위해 그리고 생각하고 계신 앞으로의 계획이 풍성하게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건강에도 늘 조심하시구요, 저희들도 의료원을 위해 관심 갖고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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