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검찰개혁과 촛불시민> vs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기사승인 2020.09.12  18:31:34

공유
default_news_ad1

책 두 권을 구입했습니다. 같은 사안을 다른 눈으로 보았다고 해야겠지요.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조국백서추진위원회, 오마이북, 이후 전자로 지칭)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강양구 외 4인, 천년의상상, 이후 후자로 지칭)가 그 책인데요, 몇 가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신뢰의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앞의 책은 시종일관 개혁적 마인드를 견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필진으로 참여한 반면 뒤의 책은 개혁적 마인드를 거둬들인 사람들이 썼다는 것입니다. 정권의 성격이 어떻든 반 정권의 길에 서는 것이 개혁적 마인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후자(‘한번도 경험...’)엔 믿음의 끈을 드리우기엔 마음이 가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전자의 부제(副題)가 '조국 사태로 본 정치검찰과 언론'이고, 후자는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입니다. 부제들을 본제목과 결합해서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전자는 개념이 구체적으로 와 닿는 반면 후자는 모두 추상적이어서 책 내용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셋째, 전자를 정사(正史)라고 한다면 후자는 야사(野史)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전자는 논거를 밝히면서 쓴 논문과 같은 책이라면, 후자는 시종일관 대화체로 이어간 글로써 머리에서 나온 것에 기초해 썼습니다.

넷째, 전자는 일명 '조국백서'라고 해서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는데 비해 후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글쓴이들의 의도와는 달리 긍정적 해석도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즉 과거 일방통행만 주장하던 권위주의 정권과는 달리 온전한 민주주의가 보장된 나라, 분명 이것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아니겠습니까.

다섯째, 책 출판의 의도에 대한 순수성 문제입니다. 전자는 정의와 진실 추구, 정보 전달이 출판의 취지라고 할 수 있다면, 후자는 전자에 대항하는 개념으로 출판했기 때문에 순수성이 결여되고 조급성까지 곁들여져 책의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책의 별칭부터 전자가 <조국백서>인 반면 후자는 <조국흑서>로 불립니다.

후자가 전자를 제치고 베스트셀러 1위라는 매스컴의 기사를 봤습니다만 후자의 책에 참여한 사람들의 의견에 동의하는 현상으로 보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전자('검찰개혁과 촛불시민')에 대해서는 직접 집회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내용을 훤히 꿰뚫고 있기 때문에 굳이 구입할 필요가 없는 반면 제목조차 추상적인 후자('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도대체 뭘 말하고 있을까, 이른바 사고의 전환을 일으킨(일부 사람들은 '변절'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음) 사람들이 무슨 할 말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책 구입까지 이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어떻든 두 책 필진(<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의 필진, 김민웅 전우용 최민희 김지미 고일석 박지훈 김유진 임병도 정원철 이주형,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대담 참석자, 강양구 권경애 김경율 서민 진중권)으로 참여하고 출판까지 이른 지난한 노고를 치하하고 독자 제현도 두 책을 함께 구입해 정독하기를 권합니다.

참고로 후자를 먼저 읽고 뒤에 전자를 읽는 것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말씀을 드립니다. 이유는 야사 성격의 대화체 글은 읽기 쉽고 논문식 글은 아무래도 독파해 내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겠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전자를 읽은 독자는 후자의 책이 싱겁게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이명재 記).

취재부 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