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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김천의료원 지음 『코로나19 사투의 현장에서』-휴머니즘이 피어올린 아름다운 향연

기사승인 2020.08.03  23: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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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김천의료원 지음 『코로나19 사투의 현장에서』(소금나무, 2020년 7월 출판)

귀한 책이다. 이런 책을 만날 때마다 일종의 의무감 같은 것을 갖게 된다. 꼭 읽어야 한다는... 나 대신 실천한 분들에게 작은 빚이라도 갚는 심정의 일단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요구했다. 마스크의 상용, 사회적 거리두기, 주먹 인사... 어떤 법과 제도가, 아니면 권력이 이런 변화를 가져오게 하겠는가.

코로나19는 이 사회에 그만큼 위력적이었다. 그 바이러스 앞엔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사람도 나약하기 짝이 없다는 게 밝혀졌다. 인간의 교만에 대한 자연의 노여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감히 해 본다.

코로나19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엔 그 기세가 많이 꺾였다. 드러나지 않게 헌신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헌신의 앞자리에 의료진이 자리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감염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의료진까지도 피해가지 않는다. 맨 앞에서 코로나19와 맞서야 하는 사람들이 의료진이다. 환자를 돌보아야 할 의사와 간호사들이다.

코로나19가 대구 경북을 강타했다. 전례가 없던 메가톤 급이었다.  김천의료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었다. 『코로나19 사투의 현장에서』(소금나무, 2020년 7월 14일 발행)는 김천의료원이 2월 21일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뒤 4월 30일 해제되기까지 70일 간의 기록이다.

책의 부제(副題)에 내용을 압축해 놓고 있다. '집단지성의 승리, 김천의료원 70일간의 기록'. '집단지성'이란 말도 반갑다. 이 단어는 개인의 기능적 결합이란 뜻이 강한데, 이 책의 부제에 쓰인 '집단지성'에는 헌신과 사랑이 녹아 있다. 아주 신선하다.

『코로나19 사투의 현장에서』는 312쪽 분량의 책이다. 결코 얇다고 할 수 없다. 부피로 책의 거리를 재는 사람들에겐 은근히 부담스러울 수가 있겠다. 그러나 걱정 마시라. 60명의 글쓴이가 3~4쪽 분량으로 쓴 단문이 대부분이다. 쉬 읽을 수 있다는 말이다.

김천의료원 김미경 원장의 프롤로그와 응급의학과 임창덕 과장의 에필로그 사이에 네 개의 파트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각 파트의 제목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하위 소제목을 잘 농축해 놓은 제목이다.

PART 01. 집단지성의 승리, 당신들은 영웅입니다(하위 제목으로 7 꼭지의 글).
PART 02. 그대 걱정 말아요! 우리가 지켜줄게요(하위 제목으로 13 꼭지의 글).
PART 03. 슬기로운 병동생활(하위 제목으로 25 꼭지의 글)
PART 04. 동행, 인생을 함께 걸었던 70일(하위 제목으로 13 꼭지의 글)


PART 01은 김천의료원과 관계하는 사람들의 응원 글이다. 경북의사회 회장, 대한간호사협회 회장 등 대표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코로나19와 70일간의 사투에서 승리한 김천의료원 병사들을 '영웅'이라며 칭찬한다.

PART 02는 전쟁으로 치면 야전사령관 격인 의료원 각 과장 13명의 코로나19 환자 치유기이다. 의사 본래의 냉정함 속에 감춰진 따뜻한 마음이 곳곳에 드러나 뭉클함을 선사한다. 읽는 재미를 더하는 건 불문가지(不問可知).

PART 03은 최전선에서 싸운 간호사들 얘기이다. 같은 시공간을 무대로 같은 주제를 갖고 글을 쓰면서도 독특한 개성들을 발현하는 것이 감미롭다. 따라서 그들의 장단점을 가감 없이 표현하는 당당함이 있다. 할 말이 많았을 것이다. 25꼭지의 글을 포함하고 있다.

PART 04는 뒤에서 묵묵히 돕는 사람들이 기록한 글이다. 시설팀, 영양팀, 생활안전팀, 경리팀 등의 전후 준비와 일 정리가 없었다면 코로나19와의 싸움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다. 드러나진 않지만 그들도 영웅의 대열에 합류시켜야 한다.

70일 간의 전쟁이 4월 30일 끝났다고 했다. 코로나19와의 전면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지만 이곳 김천의료원의 국지전이 끝났다.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 일상으로 돌아왔으니까. 그리고 두 달 여 만에 보란 듯 멋진 책을 만들어 냈다.

60명의 글을 4개의 PRRT로 나누어 엮었다고 했다. 출판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글쓴이가 10명만 돼도 출판 날짜 맞추기가 어렵다. 원고가 제 날짜에 도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60명이 쓴 글을 두 달 여 만에! 

책을 읽으면서 곳곳에 김미경 원장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나온다. 의료원 대표에게 드리는 형식적인 헌사(獻辭)가 아니다. 직원들의 언급을 몇 개의 단어로 요약하면 '사랑', '신뢰',  '공감'이 될 것이다. 사랑은 관심으로 나타나고, 신뢰는 헌신으로 이어진다. 공감은 바로 동지 의식이다. 김미경 원장의 서반트 리더십이 돋보였다.

필력들도 만만치 않다. 원고를 다 모아 최종 윤문(潤文)을 했겠지만 소재와 글 이음 그리고 잠정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글의 전개가 좋았다. 대부분 꽁트(掌篇, 짧은 산문)에 속하는 글이지만 일기 형식의 글, 액자 소설에 포함시켜도 무방한 글(정진혁 과장),   프롤로그 임창덕 과장의 '끝과 시작'은 초현실주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감미로웠다.

책 맨 앞 쪽 서지 정보란에 이 책의 지은이는 김천의료원으로 되어 있다. 김천의료원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썼다는 말이다. 김천에 살면서 김천의료원의 역사가 100년이나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 가까운 것을 당연시하듯 지역 주민들의 건강권을 책임지고 있는 의료원에 대한 고마움을 너무 당연하게 여긴 것 같다.

김 원장을 비롯한 의료원 구성원들이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후 걱정한 내용들이 책 중간 중간 나온다. 눈 앞의 수익만 따진다면 거절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공의료기관이니 만큼 그렇게 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했다. 사랑과 헌신은 만국 공통어다. 코로나19 앞에 보인 김천의료원의 집단지성은 지역에 좋은 이미지를 강화시켰다.

전염병은 사람을 멀리하게 만든다. 이웃, 직장 동료 심지어 가족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거리를 두는 것이 서로를 보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그럴 수 없다. 감염이 창궐할수록 환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당연 위험이 따른다. 70일 간이란 기나긴 사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의료원 직원 중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도 기록해 두어야 하겠다.

코로나19가 연일 뉴스에 오를 때에도 구체적 내용까지 우리가 다가갈 수 없었다. 일반 시민이 돕고 실천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 읽기를 권하고 싶다. 환난의 위기 앞에서 국민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의 길을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김천의료원이 다시 생동감 넘치는 병원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흐뭇하다.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은 진리에 가깝다. 김천의료원이 국가 재난의 때에 큰 몫을 감당했으니 발전의 동력은 당연지사(當然之事). 70일 간의 사투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자. ‘휴머니즘이 피어올린 아름다운 향연’으로 하면 어떨까. 수고한 분들에게 큰 박수 보낸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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