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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미·중, 상호 영사관 폐쇄 격돌...'핑퐁외교' 50여년만 단교 위기?

기사승인 2020.07.25  22: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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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선(프레시안 기자)

미국과 중국이 서로 총영사관 폐쇄를 주고 받으며 외교관계 단절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국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맞서 24일 중국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청하며 반격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주중 미국대사관에 "중국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철회한다"면서 "청두 총영사관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외교부는 "7월 21일 미국은 일방적으로 (중국을) 도발했다"며 "중국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의 폐쇄를 돌연 통지했다"면서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 중미 영사조약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중미관계를 심각히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비이성적인 행위에 대한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이라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준칙, 외교 관례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외교부는 "중국은 중미가 현재 상황을 맞이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으며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즉시 잘못된 관련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만들기 바란다"고 미국에 공을 떠넘겼다.

중국 정부가 청두(成都)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 폐쇄를 통보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미국이 폐쇄를 통보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미국과 중국이 외교 관계를 맺은 1979년 중국이 미국에 처음 개설한 영사관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것처럼, 1985년 문을 연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도 쓰촨(四川),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 충칭(重慶) 등과 함께 미국이 인권 상황에 큰 관심을 두는 티베트 지역을 관할해 양국 갈등을 상징하는 곳이다. 

특히 2012년에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의 실각 사태가 벌어져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당시 보시라이의 부하였던 왕리쥔(王立軍) 전 국장이 보시라이와의 다툼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청두 총영사관으로 뛰어들어 망명을 요청해 신병인도 문제로 양국이 충돌을 빚었다. 미국은 30시간만에 왕리쥔의 망명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결정해 양국 갈등이 수습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국의 외교적 갈등이 쉽사리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외교가에서는 홍콩보안법 강행 등으로 홍콩 특별대우 조치를 폐지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선을 의식해 "모든 책임을 중국에 떠넘기기" 전략을 쓰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중국이 반발하자, 바로 다음날 "미국 내 중국 공관의 추가 폐쇄는 언제나 가능하다"고 맞받아쳤다. 미국 NBC 방송은 휴스턴 영사관에 대해 미국 정부가 폐쇄라는 강경조치를 불사하는 근거로 이 곳이 중국 스파이 본거지로 악용돼왔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닉슨이 희망한 중국 변화 못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23일(현지시간)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한 것과 관련해 중국의 "스파이 활동과 지식재산권 절도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서는 "파산한 전체주의 이데올로기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맹비난했다. 나아가 폼페이오 장관은 "오늘날 중국은 자국 내에서는 점점 더 권위주의적이고, 다른 곳에서는 자유에 대한 적대감을 더욱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자유 세계가 공산주의 중국을 바꾸지 않는다면 공산주의 중국이 우리를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간의 대중국 정책과 관련해서는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을 맹목적으로 포용하는 낡은 패러다임은 실패했다"면서 "우리가 추구해 온 관여는 닉슨 대통령이 유도하기를 희망한 중국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닉슨 전 대통령은 1970년대 재임 당시 자신이 중국 공산당에게 개방적으로 대해준 것이 프랑켄슈타인을 만드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까지 말했다.

양국은 이른바 '핑퐁외교'와 닉슨 전 대통령의 방중외교 등을 통해 1979년 1월 수교했는데, 외교가에서는 영사관 폐쇄는 국교 단절 직전 단계에서 벌어지는 외교적 조치라는 점에서 41년만에 양국이 단교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휴스턴 주재 중국 외교관들이 "미국의 요구는 비정상적이고 수긍할 수 없는 조처"라며 영사관 폐쇄를 거부하는 대응을 하고 있어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영사관 폐쇄 시한으로 통보한 72시간은 24일 오후 4시(현시시간. 한국 시간 25일 오전 5시)까지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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