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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의 자연일기 - 하루 종일 지키고 있을 수도 없고...

기사승인 2020.05.29  07: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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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마당 살구나무 새집에 든
곤줄박이들이 부지런히 집을 드나듭니다.

포란 기간이 12일 정도이고
부화 후 15일 정도면 둥지를 떠난다고 하는데
4월 29일에 처음으로 발견했으니 
이소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망원렌즈를 장착하고 한 시간 가량 지켜보았더니
두 마리가 2~7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끊임없이 먹이를 물고 들락거립니다.
어미가 먹이를 가지고 오니 
새끼들이 노란 입을 벌리는 것도 보입니다.

먹이를 물고 일단 살구나무에 앉았다가 
새집에 앉아 다시 좌우를 살펴본 뒤 
밖에서 먹이를 나눠주고 
잠시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곤 합니다.
안에서 새끼의 똥을 먹고 나오는지
입에 물고 나오는 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랫동안 어미새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주변에서 어미새가 
큰 소리로 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살피는 중에
고양이 한 마리가 살구나무에 펄쩍 뛰어올랐습니다.

깜짝 놀랐지만 사진 한 장을 얼른 찍고서 
마당으로 달려가 고양이를 내쫓았습니다.
어미새가 고양이에게 물리기라도 하면 
새끼들은 모두 몰사하고 말겠지요.

사실, 오늘 아침에 
쥐똥나무 울타리 바깥에서 
뭔가 살살 움직이는 것이 보여 살펴 봤더니 
고양이가 새집 바로 아래에 있었습니다.
혹시 저 녀석이 
곤줄박이를 노리는 것이 아닐까 했는데
정말로 새를 노리고 있었던 겁니다.

고양이가 간 뒤, 
한참동안이나 어미새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20분쯤 지나서야 먹이를 물고 
다시 나타났습니다.
아이구, 얼마나 놀랐을까요?

자연 생태의 법칙을 
사람이 억지로 막을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이삼 일 내로 
곧 새끼들이 둥지를 떠나 이소를 할 것 같은데 
하루 종일 지키고 있을 수도 없고
이것 참 걱정입니다.

고양이가 새집 속으로 손을 넣을 수는 없겠지만
만의 하나라도 어미가 다치지나 않을지
뜻밖의 걱정이 생겼습니다.

정윤영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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