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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전영우의 『우리 소나무』

기사승인 2020.05.24  13: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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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형(영남대학교 산림자원 및 조경학과 교수, 독일 Gottingen대학교 임과대학 임학박사)

전영우 지음 『우리 소나무』(현암사, 2020년 1월 출판)

우리 소나무: 우리 소나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천 년 소나무 왕국은 오늘도 이어진다. 누구 하나 관심 갖는 이 없어도 씩씩한 기상으로 제자리를 지킨다. 궁궐의 대들보로, 군함의 조선재로 제 몫을 다하던 영광은 사라진지 오래건만 천 년 왕국을 지키고 선 안면도의 소나무는 변함없이 푸르다.” (p. 55) 
 
소나무는 우리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나무이다. 소나무는 토양 조건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비교적 잘 견뎌 한반도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소나무를 즐겨 심고 가꾸었다. 소나무는 가구를 만들거나 집을 짓거나 다리를 세우는데 훌륭한 재료로 활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 그림, 노래와 같은 예술작품으로 승화되어 한민족 정서에 큰 영향을 주었다. 애국가를 부를 때 “남산 위에 저 소나무”로 연상하게 되는 구불구불한 소나무의 모습은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줄기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지리적으로 접근이 어려워 인간의 간섭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산간오지에서는 곧게 잘 자란 소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저자는 숲을 대상으로 연구하며 살아온 산림학자로 평생 교육과 연구는 물론 숲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오고 있다. 저자는 소나무와의 본격적인 인연이 1993년 대관령 자연휴양림에서 개최된 ‘소나무 학술 토론회’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는 우리 문화 속에 내재된 소나무의 상징성을 발견하고 정리·분석하는 일에 몰두했다. 그런 성과는 다양한 저술로 이어졌다.

이를 통해 사라져가는 우리 소나무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저자는 2004년 초판을 발행한 뒤 15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깁고 보태어 개정판을 세상에 내놓았다. 학술적 가치는 깊어졌고 대중적 호응은 높아졌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행복하다고 말한다. 알고자 하는 대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중한 시간을 날줄, 씨줄로 삼아 엮어낸 보람의 결실이다. 

책은 서론을 포함하여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는 다시 10개의 장으로 나뉜다. 장 사이에는 소나무와 관련된 유용한 전문 정보가 다양하고 심도 있게 배치되어 있다. 서론에서는 ‘우리에게 소나무란 무엇인가?’를 화두로 던지면서 소나무의 역사, 형태, 생장 특성을 자연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제1부 ‘소나무를 알면 역사가 보인다’에서는 소나무와의 뗄 수 없는 우리 민족의 역사성을 다루었다. 제2부 ‘소나무를 알면 삶이 보인다’에서는 문화와 예술과 생활 속에서 만나는 소나무를 이야기하였다.

제3부 ‘소나무를 알면 환경이 보인다’에서는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태계의 변화에 따른 소나무의 위기와 그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다루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소나무 숲의 위기 상황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대처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부록에서는 기초적인 지식으로 우리 소나무의 분류, 생장 특성, 분포 특성, 천연기념물로서의 소나무의 현황 등에 대하여 다루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우리의 삶과 역사 속에 비친 소나무를 통하여 무엇을 전하려고 했을까? 우리 소나무의 흥망성쇠에 대한 과정을 살펴보면서 지금까지 발표된 소나무 관련 논문과 자료를 활용하여 그 원인과 결과를 재조명해 보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우리 소나무에 대하여 자연과학적인 접근과 풍부한 인문학적 자료를 잘 활용하였으며, 집대성한 융·복합적인 결실은 독자들로 하여금 읽는 재미를 쏠쏠하게 만든다. 이러한 노력은 독자들에게 지식 전달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책 읽는 재미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오늘날 목도하는 전 지구적 차원의 환경문제, 기후 변화, 사막화,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산림 쇠퇴 현상 등은 우리가 안고 있는 가장 시급한 문제인 동시에 자연이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음이기도 하다. 나무가 엄청난 덩치로 오랜 세월을 살아갈 수 있는 비밀은 그 삶의 기록을 나이테에 오롯이 새기며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을 같이 품을 수 있는 아량과 조화에 있다. 우리가 자연이 보내오는 신호음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귀를 기울여 들어야 하는 이유는, 건강한 숲이 알려주는 나눔, 상생, 공존의 삶이 나의 건강을 지켜주는 비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숲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소나무가 자연적·인위적 원인에 의해 점차 소멸될 위기에 놓여 있다. 지구온난화 외에도 산불, 병충해, 벌목, 천이(遷移)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우리 민족의 중요한 정신적 자산이자 생활의 활용 재료인 소나무 숲이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민족의 나무인 소나무를 보호, 육성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메마른 땅에 물이 흐르면 뭇 생명을 살리는 원천이 되듯 위기 속의 우리 소나무도 잘 보존되어 희망의 자양분으로 살아 숨쉬기를 바란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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