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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한번 다녀왔습니다.

기사승인 2020.05.23  23: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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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한번 다녀왔습니다.

글의 제목을 적어놓고 다시 읽어보니
KBS 주말연속극의 제목이었습니다. 
할 수 없군요. 제가 신문을 100% 믿은 것은 아니지만, 오늘 신문을 보고 들린 곳은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께 어느 지방지에서 상주시 함창읍에 있는 "명주테마공원"에 100만송이 장미꽃이 만개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이게 무슨 횡재인가 싶어서 친구들과 시간을 맞췄지요.

한참을 달려서 도착을 했습니다.
장미를 4만 그루나 심었다는데 왠걸.... 아직까지 뿌리도 덜 내렸는지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장미는 골고루 심었더군요. 사랑과 정열을 의미한다는 붉은 장미부터 행복한 사랑이라는 분홍빛 장미까지 장미의 종류가 이렇게나 많았나...? 싶었습니다. 
색색의 물감을 뿌린 듯한 요상한 빛깔이 나는 장미도 보였습니다. 
상주시에서 몇 년 만 더 정성을 들이면 제법 괜찮은 장미원이 될 것 같다는 아쉬운 느낌을 안고 자리를 떴습니다.

첫 번째 방문지는 조금 실망을 했으니
점심식사가 고민이 되었습니다. 색다른 식당을 찾기로 했습니다. 30여분이나 차를 달려서 문경시 가은읍에 새로 생긴 맛집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가은읍 중심지에 있는 아자개 장터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아자개는 후백제의 왕 견훤(甄萱)의 아버지라고 합니다. 상주 가은지방에서 농사를 짓다가 사불성을 근거로 세력을 일으켜서 나중에는 장군이 되었지요. 견훤이 후백제를 세운 후에도 계속 상주 가은 지방에서 웅거하다가 918년에 고려로 망명하였다고 합니다. 

요즘 상주에서는 '아자개쌀'이라는 상표로 역사속의 아자개를 알리고 이곳 가은읍에서는 아예 시장의 이름까지 "아자개장터"로 지었더군요. 
새삼 TV연속극의 힘이 느껴집니다.

청년식당 가은식탁....
문경의 청년 셋이 모여 문경시 가은읍에 있는 아자개장터 내에서 운영 중인 식당의 이름입니다. 주로 1인이 먹기에 편하도록 개별 한 상차림입니다.

2019년 7월에 개업을 했다니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신설 식당이구요.
요즘 연일 언론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청년과 임시직들의 피해가 제일 심각하다고 아우성을 치는데 이곳은 무풍지대처럼 보였습니다. 손님이 제법 많았습니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렇게 한적한 시골마을로 오시게 했을까요?

메뉴판을 봤더니 가지된장덮밥, 정구지삼겹덮밥, 닭갈비덮밥, 낙지덮밥, 한우불고기덮밥 등 단촐한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식당안의 가마솥에서 직접 밥을 하더군요. 특이한 광경입니다.

            (식당 뒤편에 만든 아담한 휴식 공간)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 청년들을 성공한 식당의 주인으로 만들었을까요? 저는 단순함과 현지화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찬 가짓수를 확 줄이고 손님들마다 한상을 차려주는 깔끔함이랄까요.

식당에서 사용하는 모든 식재료는 가은읍에서 구입을 한다네요. 쌀은 일주일 단위로 가까운 정미소에서 구입을 한다든지 고춧가루나 표고버섯도 철저하게 가은읍에서 농사지은 특상품을 구입한다고 합니다.

눈으로 봐도 맛있게 보이고 입으로
먹어봐도 담백한 맛이었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 그럴까요?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보면 어여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맛난 커피까지 마시고 식당을 시작할 때의 초심을 끝까지 잃지 말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남기고 식당 문을 나섰습니다. 젊은이들이 만든 맛난 점심 덕분에 즐거운 기분을 다시 찾았습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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