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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윤미향 문제를 보는 눈

기사승인 2020.05.19  14: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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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견공(犬公) 이야기로 글을 시작해서 미안하다. 그러나 할 수 없다. 적당한 비유가 이해를 도울 때가 많다. 개마다 특징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이상하다. 진돗개의 특징은 물면 놓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죽기 살기로 물고 늘어진다. 왜견(倭犬)도 비슷하다. 한 번 물리면 헤어날 길이 없다.

극우 언론 조선일보와 조선TV를 왜견(倭犬)으로 비유하면 비약이라고 할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정의하겠다. 그들의 행태에서 이것만큼 적당한 단어를 찾을 수 없다. 친일과 기득권 수호로 똘똘 뭉친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정의와 진실이 중요하지 않다.

조선일보를 비롯해 수구 언론들은 고비 고비마다 재미를 봤다. 지난 해에는 조국을 물고 늘어져 법무부장관 직을 사퇴하게 했다. 법무장관 임명 후 100 여 일 만이다. 정말 그들은 일사불란했다. 전 사원이 똘똘 뭉쳐 승리를 낚아챘다. 정권의 실세들보다 더 큰 힘을 발휘했다. 무서운 집단이다.

그들에게 한 번 찍히면 끝장이다. 조선일보 방 씨 일가는 이런 정신으로 권력을 누려왔다. 과거 독재 시절엔 장관 자리도 사주 방씨의 말 한 마디로 왔다 갔다 한다는 말이 있었다. 파워가 대단했다. 언론을 제4의 권부(權府)라고 하는 것은 조선일보와 같은 곳을 두고 하는 말이지 싶다.

방씨 일가는 불의한 권력과 결탁해 호의호식해 왔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 자신들의 흠을 가리는 데도 뛰어났다. 대표적인 게 장자연 사건이다. 젊은 여성 연예인 장자연을 성 노리개로 삼아 즐긴 것이 드러났는데도, 그 연예인을 죽게 만들었는데도 입 싹 닦고 안 그런 척 한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검찰이다. 그런데 장자연 사건은 왜 그들이 좋아하는 원칙을 적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검찰이 법에 따라 수사하면 금세 드러날 일이다. 조선일보가 무서워서 그럴까. 한 번 물리면 끝장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럴까. 갈수록 그들의 패악질이 심해지고 있다.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 © News1 이재명 기자

또 우려하던 일이 한 건 터지고 말았다. 윤미향이 왜견(倭犬)과도 같은 조선일보에 걸려든 것이다. 요즘 조중동 등 극우신문과 조선TV, 채널A 등 종편은 윤미향 까는 기사로 도배를 하고 있다. 가히 광기의 발동이다. 한 해 전 있었던 조국 사태의 반복이다.

일란성 쌍생아와도 같다. 개인을 주 타깃으로 삼다가 가족으로 영역을 확대시킨다. 그것도 모자라 지인들까지 끌어들여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다. 공격의 수혜자가 누구일지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지금 윤미향만 매장시키면 된다. 그만 국회로 보내지 않으면 일단 성공이다.

돈 문제는 사람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가장 유용한 무기이다. 털어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조선일보도 또 윤미향을 공격하는 일부 정치인들도 돈을 파고 들면 견딜 사람이 많지 않다. 조선일보를 털어볼까. 세무조사라도 한 번 해 볼까. 과연 그들이 버텨낼 수 있을까?

어떤 싸움이든 비슷하다. 싸움에 가족과 돈을 끌어들이는 것보다 야비한 것은 없다. 조국의 예에서 그것을 명확히 보았다. 가족뿐 아니라 사돈의 팔촌까지 다 털지 않았나. 윤미향 역시 이 덫에 걸려들고 말았다. 소명의 여지가 충분히 있는 내용들임에도 중 죄인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 날을 잠시 되돌아보자. 돈 문제는 활동가를 옥죄는 유용한 수단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 국채보상운동이라는 게 있었다. 서상돈 김광제 등에 의해 대구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확산된 운동이다. 일제로부터 빌린 돈을 국민들이 갚자고 전개한 운동이었다. 국민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이것이 힘을 얻어 결실을 볼 가능성이 있자 일제는 가만 두지 않았다. 서울에서 이 운동을 주도한 배델이 모금액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며 훼방하기 시작했다. 운동의 동력이 급격히 상실되어 더 이상 이어질 수 없었다. 국채보상운동은 이렇게 실패하고 말았다. 돈으로 엮으면 당해낼 도리가 없다.

박정희 군사 독재 때의 일이다.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민주회복국민회의라는 것을 만들어 박정희의 유신독재에 저항했다. 이 단체의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이 이병린 변호사였다. 정권은 여자와 돈 문제를 결부시켜 이 변호사를 구속했다. 이런 정권의 처사에도 굴하지 않고 이 변호사는 기개를 끝까지 지켰다.

윤미향에 대한 조선일보의 공격은 그 핵심을 잘 알아야 한다. 자연인 윤미향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 한국의 민주 민족운동 전체에 대한 선전포고로 생각하는 것이 옳다. 반일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고 기득권 지키기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의 현대사에 비춰 볼 때, ‘친일-남한 단정-군사 독재-산업화 세력’으로 한 축이 형성되어 나라를 좌지우지했다. 이들이 우리 사회의 주류였다. 온갖 부정과 비리가 주류 사회를 장악하고 있었다. 이것을 개혁하려는 것이 문재인 정권이다. 지금은 주도권이 개혁 진영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을 과도기라고 했지만 주도 세력의 교체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지난 총선에서 극우와 보수 세력의 집합체인 미래통합당이 참패를 당했다. 참회와 반성이 필요할 때인데도 그것을 외면한다. 도리어 개혁세력의 약한 고리를 물고 늘어진다. 지금 그 고리를 정의연의 윤미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즐기는 사람들이 또 있다. 아베를 비롯한 일본의 극우세력이다. 그들은 윤미향을 마뜩치 않게 여긴다. 한국의 입장에서 일본의 잘못을 보는 눈이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이다. 윤미향이 국회의원이 되어 일본을 상대할 때의 일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다시 한 번 글을 정리하자.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의 무차별적 윤미향 공격은 개인의 윤리 도덕적 흠결 때문이 아니다. 일본의 극우세력과 결탁한 우리나라 극우세력의 친일 프레임에 다름 아니다. 일본 언론이 한국의 조선일보 일본어판을 근거로 윤미향을 공격하고 또 조중동은 이런 일본 언론 보도를 가져다가 확대 재생산을 한다. 찰떡 공조다.

이런 점을 정확히 파악한다면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은 윤미향에 대해 섣불리 선을 그어서는 안 된다. ‘왜견’으로 표현하는 조선일보와 조선TV 등 극우 언론의 속성은 하나를 주면 열을 내 놓으라고 한다. 조국에 이어 윤미향까지 넘어진다면 그 다음은 또 누구일까. 대통령이 되지 말라는 법 없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당사자가 되어버린 윤미향이 깊이 생각할 게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국회의원의 직에서 물러나지 말아야 한다. 지금 그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극우세력의 준동은 개인의 문제를 벗어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려는 것이다. 내가 윤미향을 두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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