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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우두산(牛頭山) 고견사(古見寺)에서

기사승인 2020.02.27  07: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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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우두산(牛頭山) 고견사(古見寺)에서...

산길을 오르다 만난 조형물
(淸山洗心-맑은 산에서 마음을 씻다.)

'코로나19'가 블랙홀이 되었습니다.
신문도 TV도 온통 '코로나19'이야기 뿐입니다. 산골에 사는 저 같은 농부까지 스스로 격리상태로 있다가 잠시 외출을 했습니다. 마스크로 입을 막는 것은 그런대로 견딜만 합니다만, 사람사이에 오가는 마음에다 빗장을 걸어 놓으니 진짜 병이라도 날 것 같더라구요.

(거창군에서 홍보하는 출렁다리 사진)

(제가 멀리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오늘은 마음의 문을 조금 열기로 했습니다. 스스로 격리되었다고 
느끼는 친구들한테 카톡을 보냈습니다. 
바로 OK 싸인이 들어왔습니다. 

가까운 곳으로 행선지를 잡았습니다. 
지금처럼 위중한 때는 장소도 잘 골라야 합니다. 아직 발생이 없는 곳, 관광객이 거의 없는 곳, 그래도 볼거리는 넘쳐나는 곳... ㅎ 장소를 잡기가 참 어렵더군요.

어렵게 선택한 장소는 거창군 가조면에 있는 우두산입니다. 산세가 소머리를 닮았는지 이름을 소머리로 지었더군요.
(사실은 며칠 전에 친구가 우두산의 출렁다리가 엄청 멋있다는 글을 어느 블로그에서 봤다고 하길래 이곳으로 결정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1시간을 달려 도착을 했습니다. 처음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완공이 다 된 줄로 알았는데 이곳에 도착을 해서 봤더니 지난 9월에 출렁다리는 완공 되었지만, 주변 진입로와 부대시설 공사가 늦어져 아직은 이용을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입구에서 지키는 사람한테 사진만 찍고 내려오겠다고 사정을 해도 통하지가 않았습니다. 4월경에는 전부 완공이 된다니 아쉽지만 그 자리에서 사진만 찍고는 고견사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큰 줄기는 우두산(牛頭山)이고 고견사 뒤쪽의 봉우리가 의상봉인가 봅니다. 
이정표에는 1.2km라고 적혀 있습니다. 
근데 산길이라서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더군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참을 오르다 보니 저 멀리 절집이 보입니다.

드디어 고견사에 도착을 했습니다. 
제일 먼저 은행나무가 우리를 반깁니다. 설명서에는 신라 때의 대학자 최치원이 심었다네요...? 수령도 천년이 넘었다니 저는 무조건 믿기로 했습니다. 

그리구요. 사찰이 오래되었는지 여기저기 세워진 안내문마다 유명한 대사들의 이름이 보입니다. 원효, 도선, 사명, 특히 의상대사가 이곳에서 도를 닦을 때는 날마다 대사와 상좌승이 먹을 만큼의 쌀이 나왔다는 쌀굴도 있다네요.
그것 참...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사찰 이름의 유래도 재미있습니다.
신라시대 때 해골 속에 고인 물을 마시고 도를 깨쳤다는...유명한 원효대사가 절을 창건하려고 이곳에 와 보니 전생에 이미 와 본 곳임을 알고는 옛날에 본 
바위(見岩)라는 뜻의 견암사(見岩寺)라 지었다가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 지금의 이름인 고견사(古見寺)가 되었다네요?
고견(古見)이라....제가 알지 못하는 더 깊은 뜻이 있을 것도 같은데 불교에는 문외한이라 여기까지만 적습니다.

마애불 옆에서 한 컷 찍었습니다. 물론 저 사진 속에 농부는 없습니다. 마애불에 관해서는 따로 설명서가 없는 것을 보니 그렇게 오래된 불상은 아닌가봅니다?
하지만 마애불을 뒤로 하고 바라보는 눈앞의 풍경만큼은 시원합니다.

(생강나무가 잔뜩 물을 머금었네요.
곧 노란꽃이 터질 것 같습니다)

산이건 절집이건 일정시간이 되면 내려가야겠지요. 고견사가 제법 유명한 절집인데도 관광객이 가물에 콩 나듯 보입니다. 눈인사만 주고받았습니다.
이것도 다 '코로나19'때문이겠지요?

우수(雨水)는 이미 지났고 며칠만 더 있으면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입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흘러가는 개울물 소리가 경쾌합니다. 
산 빛은 한결 부드러워졌구요. 온 세상이 '코로나19'때문에 잔뜩 움츠리고 있지만 곧 있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서지는 않을까요?
또 당연히 그리 되어야 하구요.

생강나무에는 생강냄새가 난다는데... 오늘은 냄새를 전혀 못 느꼈습니다.
다시 산길을 터덜터덜 내려갑니다.

김천이 낳은 이해인시인의 봄(春)시 한 구절을 가만히 읊조립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문홍연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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