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발행인 시평] 신천지와 코로나19

기사승인 2020.02.21  12:58:14

공유
default_news_ad1

-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여보, 오늘도 신천지에서 또 우편물을 보내왔는데요. 이것 손으로 만지지 않고 반송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이번 대구 경북 지역 코로나19 감염의 진원지가 신천지라고 하잖아요? 대구 대명동이면 바로 그곳에 온 거예요."

무슨 말인지 의아해 할 사람이 없지 않을 것 같다. 배경 설명이 필요하겠다. 언제부턴가 신천지에서 심심찮게 우편물이 날아들었다. ‘썩어빠진 기존 교회 고집하지 말고 신천지로 오라’는 선전물이었다.

처음 몇 번은 우편물을 뜯어보았다. 호기심의 발동이었다. 지금까지 겉돌게 목회했다는 교회 목사들이 신천지에 와서 진짜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는 간증의 글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교회와 목사 이름을 이니셜로 표기해 놓아 신빙성이 떨어졌다.

내용의 사실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정통 교회 목사들을 유혹하는 그들의 공격적 전도 방법(?)이 놀랍다. 신천지가 이젠 평신도를 넘어 목회자들에게도 저렇게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은 교계의 취약함을 반증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신천지의 우편물을 받고 처음엔 흠칫 놀랐다. 어떻게 알고 신천지에서 나에게 우편물을 보낸 것일까. 내가 어쭙잖게 많이 노출된 결과인가. 신문 등 지상에 종종 기고를 한 것이 노출의 끈이 되지는 않았을까.

얼마 전, 목회자 모임이 있어서 참석했다. 모임 끝나고 몇몇 목사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신천지 우편물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러나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이 돌아왔다. 그들도 모두 신천지의 그 우편물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신천지에서 전국의 각 교회에 다 보내는 걸로 알고 있어요. 대구 경북 지역은 더 심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는 받자마자 쓰레기통 행이에요.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무작위로 다 보내는 겁니다."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확산되고 있다. 요 며칠 째 대구 경북 지역이 전국 감염자의 절반을 훌쩍 넘고 있다. 그 진원지가 신천지 대구교회여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그들의 폐쇄적 예배 형태가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신천지 대구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국으로 퍼나르는 격이 되고 말았다. 특히 경북 청도 대남병원은 의료진을 포함해 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의료진 집단 감염 케이스인데, 이달 초 그 병원에서 신천지 교주 형의 장례식이 있었다고 한다.

신천지 대구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 중 400 여 명이 연락 두절 상태다. 보건 당국이 추적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문이다. 숨어 있는 이들은 지금이 국가 재난 상황임을 인식하고 보건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여야 할 것이다.

오늘 가까이 지내는 목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경북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어서 준 안부 전화였다. 활동 폭이 좁지 않은 내가 염려가 되어 전화를 했다고 덧붙였다. 거기에 듣지 않는 게 더 좋을 말까지 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신천지 집회 참석자 중 400 여 명의 연락 두절자들 있잖아요. 숨은 사람들 말이에요. 쉽게 나오지 않을 거예요. 그들 입장에서는 나올 수가 없겠죠. 나오면 신상이 다 털린다고 하잖아요. 그 숨은 사람들의 다수가 기존교회 목사들이란 말이 있어요."

그렇다면 정말 충격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교계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곳의 집회에 목사들이 참석한 것이 되니까. 그들의 생(生)과 관계가 된다. 신천지에서는 벌써 자기 합리화의 말들을 늘어놓는 것 같다. 급성장하는 신천지를 사단마귀가 훼방하는 것이라는 둥...

오늘도 신천지에서 우편물을 보내왔다. 불쾌함을 넘어 코로나19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대구 대명동 신천지에서 온 우편물이다.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알려진 곳이다. 신천지 신자가 봉투 풀 작업 등을 손수 했을 것이다. 그가 혹 감염자였다면?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아내의 억측이었지만 감염이 예민하기로 소문난 코로나19임을 생각할 때 마음이 움츠러 드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종교는 사람들에게 평안을 안겨 주어야 한다. 불안하게 하거나 갈등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이 점 신천지가 지금 깊이 명심해야 한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