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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이해인의 '설날 아침'

기사승인 2020.01.24  1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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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날 아침

               詩 / 이해인

햇빛 한 접시
떡국 한 그릇에
나이 한 살 더 먹고

나는 이제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아빠도 엄마도
하늘에 가고
안 계신 이 세상
우리 집은 어디일까요

일 년 내내
꼬까옷 입고 살 줄 알았던
어린 시절 그 집으로
다시 가고 싶네요

식구들 모두 
패랭이꽃처럼 환히 웃던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가고 싶네요

* 삶의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햇빛’과 ‘떡국’이면 최소한의 조건은 갖춘 게 된다. 보통 '의식주' 그러지 않나. 떡국은 '식(食)'이고, 햇빛은 환경을 말한다. '의주(衣住)', 햇빛은 입고 사는 것을 해결해 주는 열쇠 말이다. 설 명절을 실감하려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 명절은 세상 때를 벗기는 날이다. 때가 없어야 명절을 명절답게 보낼 수 있다. 계산하지 않는 시간...  순수한 마음을 담아 둘 곳이 고향 집이다. 하지만 시인은 돌아갈 곳이 없다. 집도 없고, 사랑하는 '아빠', '엄마'(아버지, 어머니가 아님)도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시어에 마침표(.)가 없다는 것도 눈여겨보아 두어야 한다. 삶은 영원한 것! 천성(天城)을 소망하는 시인을 읽을 수 있다. 소녀의 마음을 잃지 않고 있는 이해인 시인이 그러함에랴. 올 설 명절에는 순진무구함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평자에게도 독자 여러분에게도...(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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